다해 연중 1주간 수 마르코 1, 29-39- 일하라. 기도하라
신학교 입학할 때쯤, 본당 형과 제주시에 다녀오다가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신부님이 되면, 성무일도 마치는 것이 중요한 의무라고 한다. 임피제 신부님께서는 밖에서 일을 보시고 이시돌로 돌아가시다가 집에 토착하면 12시가 넘어 버릴 것 같아 자동차 라이트 밑에서 성무일도를 드렸다고 한다. 너도 기도 열심히 허라이...”
우리 삶의 원동력이요, 치지지 않은 힘이 생기게 하는 것은 단연 ‘기도’입니다.
행동도 중요하지만, 행동에 기도가 없으면 자기만족에 빠져 버리거나, 행동이 공허해버릴 수 잇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천 없는 기도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둘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우리 신앙인이 과제입니다.
기도에 대한 생각과 자동차 라이트 밑에서 기도를 드렸다는 임피제 신부님의 모습을 보며, 문득, 주교님과의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작년 말경 주교님께서 면담 중에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책은 자주 읽는가? 근간에 읽었던 책 중에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
만화책 말고는 거의 책을 읽지 않는 편이어서 그런지, 책한 권을 읽긴 읽었는데, 제목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교님 죄송합니다. 읽은 책이 있는데, 제목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적어도 한달에 한권 이상은 읽겠습니다. 그래도 좋은 생각은 꼭 읽습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나중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란 영화를 보았는데, 제가 읽었지만 주교님 앞에서 생각나지 않았던 책이 바로 공지영님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란 책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야 책 이름이 생각나서 참 아쉬웠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영화를 봤어야 하는데.. 후회가 들었습니다.
‘기도생활을 어떻게 하느냐?’고 다시 물자, 솔직하게 ‘독서기도, 낮. 끝기도는 생각도 못하고, 아침저녁 기도드리기에도 헉헉거립니다. 죄송합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의 말을 들은 주교님께서는 ‘지금 내가 자네, 영성생활을 점검해주는 것 같네. 기도 없는 삶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네...그러니, 늘 긴장감을 늦추지 말게... ’ 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강론을 준비하며 주교님과 면담 후, 지금까지 삶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책을 읽고.. 열심히 기도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은, 정말 말로만 끝나버려 또다시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렸구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라도 저의 삶이 메마르지 않고 공허해지지 않기 위해서,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겠다는... 기본적으로 드려야할 기도에 충실하며 삶의 중심을 세워야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그래야, 저의 삶이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어지지 않고 기도와 활동의 조화를 올바른 모습을 유지하며 생활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에 예수님께서도 활동만 열심한 것이 아니라, 활동에 힘을 주는 기도에도 충실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활동과 기도하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치유해 주십니다.
복음은 예수님의 하루일과를 보여줍니다.
회당에서 가르치고, 시몬의 장모를 치유해 주고, 저녁이 되자 병든 사람과 마귀 들린 사람들을 고쳐 주십니다.
그렇게 활동하는 모습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이른 새벽 아직 캄캄할 때,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였습니다.
그렇게 기도하시며, 당신의 활동이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활동이 되게 하였고, 기도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았고, 그 뜻을 이루었습니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 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며 기도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분명하게 깨달았던 것입니다.
오늘 많은 활동을 하시면서도 홀로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며,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지 생각해 봅니다.
신앙인이 지녀야할 가장 중요한 모습은 기도하는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기도하셨기에 우리도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기도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을 수 있고, 그분 안에 머물 수 있는 것입니다. 올바른 기도 안에서 우리 삶과 실천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도가 잘 안된다는 분들께 종종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기도는 왕도가 없습니다. 아주 조금씩이라도, 매일 드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하루에 성모송 한번이나, 묵주기도 1단을 드리겠다고 다짐하고, 조금씩 늘려나가십시오. 그렇게 하다보면 좋은 습관이 되어, 기도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별다른 다짐이나, 기도해야겠다는 의식 없이 기도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이제, 이런 말을 저 스스로에게 해봅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봉헌의 기도”를 드리는 것을 자주 잃어버리지만, 그래도 늘 의식하며 기도를 드린 후에, 세면실로 가라.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루를 마감하는 감사와 성찰의 기도를 꼭 드려라. 그렇게 기도드리는 모습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깨달을 수 있고, 그 깨달은 것을 마음에 깊이 새긴다면, 너의 삶과 모습에서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멘.
어제, 이시돌에서 영어 캠프하는 신학생들을 찾아 갔다가, 오랜만에 신학생 후배들과 함께 저녁기도와 끝기도를 드렸습니다. 그것도 노래로... 지난 신학교 생활과 함께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기도시간이었고, 마음 안에서 감동이 물결친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생각과 감동이 오래 남아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 소망을 이루기 위해 기도드리는 모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해 연중 1주간 수 - 일하라. 기도하라 - 이찬홍 신부님
2007. 1. 11. 오전 1: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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