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주간 화요일 2007.1.9./침묵의 신비 - 한창현 신부님

2007. 1. 11. 오전 1:03:57

글자

연중 제1주간 화요일 2007.1.9.

 

 

   복 음 : 마르코 1,21ㄴ-28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셨는데 사람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께서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소리를 지르며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더러운 영은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켜 놓고 큰소리를 지르며 나갔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놀라,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 하며 서로 물어보았다. 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곧바로 갈릴래아 주변 모든 지방에 두루 퍼져 나갔다. 
  

어느 날, 한 부인이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수녀님을 찾아와서는 ‘밤낮 남편과 싸우는데 어떻게 해야 가정을 회복시킬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수녀님은 루르드에서 가져온 성수(聖水)를 주면서 남편이 싸우려고 할 때마다 그 성수를 한 모금 마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성수를 마신 후에는 삼키지 말고 있다가 남편의 말이 다 끝난 후에 삼키면 한 달 후에는 가정이 회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뒤, 이 부인은 남편이 싸우려고 달려들 때마다 수녀님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어찌되었을까요? 정말 한 달 후에 망아지 같던 남편이 양처럼 변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물이 신비한 것이 아니라 침묵이 신비한 것이었습니다.

침묵은 단순히 말없는 기다림이 아닙니다. 이 ‘침묵의 신비’는 바로 ‘기다림의 신비’에서 비롯됩니다. 나쁜 일은 대개 좋은 일과 잇닿아 있음을 알기에 기다릴 수 있고, 절망적인 순간은 희망이 시작되는 순간임을 알기에 기다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사람됨과 인격성은 “침묵을 잘 할 줄 아느냐?”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때로 침묵은 ‘깊은 사랑’을 나타내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외적인 삶보다 내적인 삶입니다.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것보다 ”우리 안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외면도 튼튼해야 하지만 내면이 더 튼튼해야 합니다. 그래서 침묵이 중요합니다. 창조적 침묵은 우리의 내면세계를 튼튼하게 만듭니다.

때때로 조용한 성당에서 홀로 기도할 때의 그 기쁨을 느껴본 사람은 그 맛을 찾기 위해 자주 성당에 들립니다. 성체 앞에 있는 것이 기쁘고 합니다. 그래서 복잡한 일이 있거나 하면 그렇게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침묵이 익숙하지 않는 사람은 그 시간이 참으로 지겹습니다. 침묵의 소리가 오히려 시끄럽습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침묵의 소리는 듣기 싫어하고 시끌벅적한 곳에 가야 만족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침묵이 없으면 뿌리 깊은 영혼이 되기 힘듭니다.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때 진리를 찾을 수가 있고 그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육적인 소리에 익숙해져 있으면 마음 안에서 울려오는 진리의 말씀을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어리석은 사람과 현명한 사람의 차이는 누가 더 10분을 침묵할 줄 아는 사람인가에 달려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거라.”
주님과 동행하는 사람은, 그는 비록 이 세상에서 하찮은 일을 하고 있다 할지라도 하늘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고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한 사람은 주님과 함께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미약하고 부족하지만 하느님의 말씀께서 내면의 소리로 동행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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