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공현 전 금요일> 예수님을 세상에 증언하는 제자들-이기양 신부님

2007. 1. 5. 오후 6:26:54

글자

<주님 공현 전 금요일>             예수님을 세상에 증언하는 제자들

 

제 1독서 : 1요한 3,11-21 (우리는 형제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미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갔습니다.)
복    음 : 요한 1,43-51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공현 대축일’을 준비하는 한 주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동방박사의 방문으로 예수님의 탄생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분이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임이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메시아가 오시기 전에 그분의 길을 준비해야 할 사명을 띠고 왔음을 증언하며, 그의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구세주이심을 확신시켜 주고 그분만을 따를 것을 제시합니다.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로부터 메시아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던 요한은 여러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지요. 범국민적인 쇄신운동과 회개 운동이 전개되고 요르단 강에서의 세례 예식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요한은 결코 자신의 사명을 혼동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께서 내려오시고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옴을 확인한 요한은 예수님이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임을 분명하게 증언합니다. 요한의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게 되자 그의 제자들은 인간적인 섭섭함을 드러냅니다.
    “스승님, 요르단 강 건너편에서 스승님과 함께 계시던 분, 스승님께서 증언하신 분, 바로 그분이 세례를 주시는데 사람들이 모두 그분께 가고 있습니다.”(요한3,26)
   제자들의 말속에 끓어오르는 질투심과 시기심이 엿보입니다. 요한이 대답하지요.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일 따름이다.’하고 내가 말한 사실에 관하여, 너희 자신이 내 증인이다. 신부를 차지하는 이는 신랑이다. 신랑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내 기쁨도 그렇게 충만하다. 그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3,26-30)
   이렇듯이 요한은 그의 삶을 오직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드러내는데 바칩니다. 이러한 요한의 증언에 따라 그의 제자였던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라.”(요한1,43)하고 필립보를 부르시자 필립보는 즉시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따라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가 안드레아와 베드로의 예수님의 증언에 관한 말씀을 듣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다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성경은 “필립보는 안드레아와 베드로의 고향인 벳사이다 출신이었다.”(요한1,44)라고 필립보와 안드레아가 한 고향 출신으로서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예수님을 따르게 된 필립보는 나타나엘을 만나자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요한1,45)라고 예수님을 증언합니다. 그러나 나타나엘은 필립보에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1,46)하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하지요. 그러자 필립보는 나타나엘에게 예수님께서 첫 번째 제자들인 안드레아 일행에게 하셨던 말씀을 그대로 따라합니다.
    “와서 보시오.”(요한1,46)
   확신에 찬 필립보의 제안에 나타나엘은 예수님에 대한 관심을 높입니다. 그때 필립보와 대화하며 다가오는 나타나엘을 보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지요.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요한1,47)
   예수님의 칭찬에 깜짝 놀란 나타나엘이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요한1,48)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요한1,48)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율법서를 읽으며 메시아를 대망하던 나타나엘은 그 순간 예수님이 누구이신 지 깨닫고 그 분을 구세주로 모시게 됩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요한1,49)
   동방박사에게서 시작된 메시아로서의 예수님의 신원이 이렇게 사람들에게로 점점 퍼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이 메시아이심을 확신하고, 다른 이들에게 증언했듯이 주님 공현 대축일을 준비하는 우리가 해야할 일 역시 그 분이 구세주이심을 전하는 일입니다.

   친하게 지내던 친구 둘이 있었습니다. 한 친구가 주일 아침에 또 한 친구를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어이, 친구, 오늘 골프 치러 가지 않겠는가?”
   친구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습니다.
    “고맙네만 나는 오늘 성당에 가야 한다네.”
   그러자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런가? 나는 자네의 믿음에 정말 감탄사가 나오네. 내가 그 동안 자네에게 일곱 번이나 골프를 치자거나 낚시를 하자고 했는데 성당 때문에 모두 거절당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런데 자네는 번번이 성당 때문에 내 청을 거절을 했는데 내 생각에는 성당이란 곳이 골프장이나 낚시터보 다는 갈 만한 곳이 못되는 것 같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영문을 몰라 되물었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인가? 나는 성당이 골프장이나 낚시터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친한 자네의 청까지도 매번 거절하지 않았는가?”
   그 친구가 대답했지요.
    “정말 자네에게 성당이 중요한 곳이라면 왜 나에게 한번도 같이 가자는 말을 안 했는가? 나는 낚시터와 골프장이 정말 좋아서 자네한테 가자고 그렇게 청했는데 자네는 그런 적이 없지 않은가?”

   주님 공현 대축일을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는 분명해졌습니다. 제자들이 주님을 확신하고 주님을 세상에 증언했듯이 우리 역시 복음을 선포해야 하겠습니다. 복음 선포는 우리의 믿음을 한층 성숙시키고 주님을 깊이 체험하도록 이끌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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