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오늘은 두 성인 성 대 바실리오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의 축일입니다. 두 분은 서기 329년에 태어난 동갑내기 친구로 같은 날 죽지 않았으면서도 친구로서 같은 날 나란히 성인들의 반열에 오른 분들입니다.
성 대 바실리오는 동방교회 수도회의 창시자이며 동방 교회 전례의 아버지로 불리는 분입니다. 그는 사제로 서품 된 후에 오늘날 터키의 남동부 지방인 체사리아의 대주교를 보좌하다가 그의 후계자가 되어 대주교가 됩니다. 당시 교회 역사 안에서 가장 큰 이단 세력이었던 아리아니즘이 동로마 제국의 황제 발렌티노의 등을 업고 전성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바실리오는 유명한 대학자였던 성 아타나시오가 타계한 이후에 그리스도교 정통신앙을 수호하면서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는 아리아니즘이라는 이단에 대적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바실리오는 탁월한 언변으로 하루에 두 번씩 군중들에게 강론을 했고, 자신의 수도 생활의 영성을 정리한 [바실리오 규칙서]를 비롯한 저서들을 남겼습니다. 그가 타계한지 72년 후에 열린 칼체돈 공의회에서는 그를 두고 “위대한 대 바실리오는 온 세상에 진리를 해설하여 보급시킨 은총의 사자”라고 선언했습니다.
[바실리오 규칙서]는 성경 말씀을 수도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가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초대 교회의 예루살렘 공동체를 수도 삶의 이상으로 제시하면서 장상과 수도자들 간의 수직적인 관계보다 형제들 간의 수평적인 관계를 더욱 중요하게 여겼고, 이런 형제적 친교와 사랑을 강조한 그의 규칙서는 현대의 수도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대 바실리오의 강론의 한 대목을 인용합니다.
“그대들이 먹지 않고 남겨 둔 빵은 굶주린 사람들의 빵이고, 그대들의 입지 않고 옷장에 걸어둔 옷은 헐벗은 사람들의 옷이며, 그대들이 신지 않고 신발장에 넣어둔 신은 맨발로 다니는 사람들의 신이며, 그대들이 금고에 깊이 넣어둔 돈은 가난한 사람들의 돈입니다. 그대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풀지 않는 것은 불의입니다.”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는 30세에 영세를 한 후에 친구인 바실리오의 초대를 받아들여 함께 수도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 후 서품을 받게 되고 친구 바실리오가 대주교가 된 후에 보좌주교가 됩니다. 그는 삼위일체의 신비에 관한 탁월한 강론으로 유명하게 되었고, 나중에 아리아니즘의 영향 아래에 있던 콘스탄티노플의 대주교가 되어 그곳에서 정통신앙을 재건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는 말년에 조용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면서 영성적인 시와 기도문들을 썼습니다.
제가 한 달 전쯤에 낸 기도문들을 번역하고 제 사진을 넣어 만든 소책자 [당신의 눈길을 가르쳐 주소서]의 첫 기도문을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의 기도문으로 실었습니다. 오늘 그의 축일을 맞아 기도문을 봉헌합니다.
* 하루를 당신께 바치며
나지안즈의 성 그레고리오
새벽이 밝아오는 이 시간
당신께 찬미를 드립니다.
새로이 하루를 시작하는 오늘
제가 선한 일을 하게 해주십시오.
이 순간
당신께 벌린 제 손을 내어맡깁니다.
저는 악을 행하고 싶지 않으며
악이 가까이 오는 것도 허락하지 않겠나이다.
오늘 하루를 당신께 바치며
진정한 믿음으로 당신 곁에 서 있고자 합니다.
다만 저의 나약함이 두려울 뿐이오니
오늘 하루 제 발걸음을 이끌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