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주님 공현 전 금요일./“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일이 나올 수 있겠소?” - 조성호 신부님

2007. 1. 5. 오후 6:25:43

글자

다해 주님 공현 전 금요일.

2007. 1. 5.

토평동.

1요한 3, 11-21.

요한 1, 43-51.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일이 나올 수 있겠소?”(요한 1, 46)

도대체 나자렛이 어떤 곳이길래 나타나엘이 그런 말을 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지금이야 나자렛하면 번화하고 큰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1세기에는 아주 작은 촌락이었습니다. 인구 약 400여 명이 살고 있고, 별로 많지 않은 씨족이 모여 살았던 곳입니다. 그러니 예수께서 고향을 방문했을 때 예수님에 대해서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한 것도 바로 이러한 배경 때문일 것입니다.

나자렛에서 뭐 좋은 일이 나오겠는가? 이것은 빌립보의 초대의 말에서 출발할 수 있는데, 빌립보가 말하길, 예수께서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요한 1, 45)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나자렛은 성경을 열심히 공부하고, 주님을 갈망하는 충실한 신앙인 나타나엘이 생각할 때 중요한 도시가 아닙니다. 그곳에서 메시아가 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죠. 나자렛은 작고 볼품없는 도시입니다. 구약성경이 그토록 많은 도시들이 나오는 데도 나자렛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 1세기 역사가 요셉푸스가 자신의 저서에서 언급한 갈릴래아 지역의 성읍 이름에도, 탈무드의 63개 갈릴래아 지명에서도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 이러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나타나엘이 그렇게 말한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필립보는 “와서 보라”(요한 1, 46)고 합니다. 예수께서 당신을 알고 싶은 이에게 하신 말씀과 같은 것입니다. 나타나엘이 기본적으로 무엇인가를 찾고 있던 사람이었으므로 필립보는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가서 보면, 그분과 함께 묵으면(머물면) 자신처럼 알게 될 것이라는 걸. 그리보면 예수께서 제자들을 초대할 때 “와서 보아라”(요한 1, 39)라고 하신 것도 당신의 삶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고(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당신을 믿는 사람들도 누군가를 초대할 때 그렇게 확신에 찬 말을 하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무엇을 찾고 있습니까? 더 나은 삶, 좋은 삶을 바라십니까? 오십시오. 와서 보십시오. 예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와서 보고 결단 내리십시오. 그러나 그렇게 말할 수 있기 위해서 나의 삶이 예수의 삶을 본받는 삶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수를 만나고 싶은데 나를 말해서도 안 되고, 예수를 보여준다면서 예수 아닌 다른 삶을 보여주어서도 안 됩니다. 우리는 예수를 살고 예수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요한 1, 48)

지금 우리가 보기에 어리석은 질문처럼 보이지만, 신기한 일입니다. 예수를 찾자 마자 이미 나를 아는 주님을 만나니 말입니다. 우리가 믿는 주 예수는 이미 나를 아시는 분이십니다. 내가 그분을 몰라서 그분 곁에 오지 않은 것이지, 그분께서는 이미 나를 아시고,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신 것입니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요한 1, 48)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세 나무(포도나무, 올리브나무, 무화과나무) 중 하나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 주님에 대해 사색하고, 주님을 갈망했습니다. 예수께서는 나타나엘이 그렇게 그 나무 아래에서 무엇을 갈망하는지 아셨던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이렇게 대화하다보면, 눈빛만 보면 그가 누구인지 알지 않습니까?

연극배우이자 댄서이고 영화배우인 릴리안 로스는 자서전 「내일 울리라 I'll Cry Tomorrow」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나의 삶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 모양 지어진다.”

약물 중독과 몇 차례의 결혼 실패로 인한 절망에 쌓이면서 그녀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기를 되찾고 일어섰습니다. 사람들이 어찌된 일이냐?하고 물으니 그녀가 말합니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찾았기 때문이죠.”「내 영혼을 울린 이야기」

내가 사랑받고 있다면 나는 새롭게 태어납니다. 이전까지의 내가 아니라 새로운 내가 됩니다. 나를 알아주는 이가 있다면 모든 것을 다 바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를 알아주시는 예수께서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하시니 믿지 않을 수가 있습니까?

주님은 외견상 내가 생각하는 신통방통한 것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과연 여기에서 무슨 일이 생기기나 하겠어? 라는 그 생각조차 부숴버리시고 당신의 사업을 일으키실 수 있는 분이 주님이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내 오랜 경험조차 주님 앞에서는 버릴 수 있는 용기를 보여야 합니다. 주님은 나를 나보다 더 잘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그분의 이끄심이란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는 것을 믿고 그분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큰 일을 보여주실 주님, 당신을 믿고 ‘아멘’의 삶을 살겠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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