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2.금/구원의 노래 - 민경철 신부님

2006. 12. 23. 오전 9:29:01

글자

2006.12.22.금

 

루카 복음 1장 46-56절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구원의 노래     민경철 신부
주님의 섭리를 알아보게 되거나, 주님의 함께하심, 주님의 은총을 체험하게
될 때가 있었나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체험하고 알게 된 그분을
노래하고 싶고, 찬양하고 싶고, 알리고 싶어집니다. 동시에 차분하게
내면화시키면서 말이지요. 죽은 문자로 남아 있던 말씀이 살아 움직임을 체험하게 됩니다.
말마디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주님의 사랑을 훔쳐본다고나 할까요?
아무 생각 없이 불러왔던 성가 노랫말들이 심금을 울리기도 합니다.
정성스럽게 노래하고 있다는 것을 넘어서서 감동적으로 찬양하고 있음을
본인도 의식한 채 가슴과 목과 입을 열고 있지요.
하느님의 말씀이 이루어짐을 자신의 뱃속에서 체험하신 분. 마리아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태중의 아기님과 함께 주님을 찬양하신 것입니다.
구원의 노래가 절로 나온 것이지요. 오늘 마리아의 마음으로
구원의 찬양을 한 곡 불러야겠습니다.

 성당 아저씨
매월 마지막 수요일 저녁에 우리 구역은 소공동체 기도모임을
교우 집에서 돌아가면서 갖는다. 지난 10월 모임에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한 교우의 대여섯 살 먹은 아이가 함께 참석한 신부님을
‘성당 아저씨’라고 불러 한바탕 웃음꽃을 피운 것이다. 어른들이 모여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성가도 부르며 얼마간 엄숙한 분위기가 연출되던 중에도 연신 거실과
안방을 뛰어다니던 한 아이가 불쑥 건넨 한마디가 모임 분위기를 부드럽게
변화되게 해주었다. 그 아이의 눈에는 성당에서 자주 본 신부님을 자기 집에서
보게 되니 무심코 성당 아저씨라고 스스럼없이 부른 것이리라.
또 하나의 에피소드. 10월의 마지막 토요일 주일학교에서 가을 소풍을 갔는데
유치부 여자아이가 나에게 자꾸 목마를 태워달라, 놀아달라며 팔에 매달리고
손을 잡아 끄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주황색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그날 짙은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고 갔었는데 그 아이 눈에는 주황색만
보였던 것이다. 다른 친구들은 ‘마티아샘’이라고 부르는데 그런 인식이 없는
유치부 여자아이는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아빠에게 하듯
칭얼대며 한동안 따라다녔다. 하느님께서는 아이들처럼 순수해야
천국에 갈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성당 아저씨건, 주황색 아저씨건
아이들의 눈에는 마냥 그렇게 보일 뿐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이
참 마음을 푸근하게 만들어주었다.

김재준 | 울산시 북구 천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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