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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나으시네요.”
“저도 아주 못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이만하기 정말 다행이지요.”
초겨울 서울 길음동의 한 단독주택 거실에선 이런 대화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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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역사(驛舍) 옆 노숙자·행려병자 무료 진료기관인 ‘요셉의원’ 선우경식(61·사진) 원장, 그리고 전직 외교관 이동진씨, 서양화가 김경인씨가 나눈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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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요셉의원을 돕기 위한 잡지 ‘착한 이웃’을 발행하고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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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미술상 수상자이기도 한 김 화백은 4년째 미술인들을 규합해 ‘요셉의원’ 기금마련을 위한 자선 전시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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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이날 선우 원장 자택을 찾은 것은 지난 10월말 암 때문에 위의 3분의 2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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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라내는 대수술을 받고 1차 항암치료를 마친 선우 원장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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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가 벽에 걸린 거실 구석엔 정진석 추기경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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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팬’들이 보낸 난초 분 10여 개가 보였다.
선우 원장은 영등포 일대 노숙자, 행려병자들에겐 슈바이처 박사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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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이 병원 설립 이후로 거의 자원봉사로 병들고 돈 없는 이들을 돌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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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원장은 원래 ‘잘 나가는’ 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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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를 나와 미국유학을 거쳐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서 내과과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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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1983년 서울 신림동 철거민촌 의료봉사를 계기로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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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차비 정도만 받으면서 ‘요셉의원’ 살림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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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엔 3년만 맡겠다고 했는데, 맡길 사람이 없어 ‘다시 2년만…’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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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 해, 두 해 미루다 보니 결혼시기도 지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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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임에도 팔순 노모를 모시는 비용은 미국 사는 누님과 동생들의 신세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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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1961년 선친이 지으신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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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년간 자신의 모든 것을 ‘요셉의원’에 쏟아 부은 그는 제 몸의 병을 놓치고 있었다. 5년 간 위내시경 검사를 걸렀던 것이 문제였다.
- 김경인 이동진씨가 선우경식 원장(왼쪽부터)의 자택으로 병문안을 왔다. 선우 원장은“수술과 항암치료 때문에 체중이 8kg이나 줄었다”면서도“심술, 심통이 좀 빠진 셈”이라고 농담을 했다. /이태경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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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해서 원, 의사가 암에 걸릴 때까지 모르고…. 진단지를 흘끗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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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전이는 안 됐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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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아직은 저 없으면 어려움이 많은 환자들을 생각하니 기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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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론 부끄러웠습니다.”
천주교 신자로 40년 이상 살았고, 늘 죽을 환자를 대하고 살았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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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자신은 죽을 준비가 전혀 안 돼 있었고, 죽음이 다가온 게 두려웠다고 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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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수술 후 회복하고 가장 먼저 고백성사부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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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원장은 지난주부터 1주에 한두 번씩 병원에 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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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는 못하지만 자원봉사자들과 환자들이 ‘원장이 죽었나, 살았나’ 궁금해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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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아서”다.
‘요셉의원’에 모든 걸 바친 그를 위해 강남성모병원에서는 수술비를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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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도 병문안을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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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씨나 김경인 화백처럼 선우 원장에게 반한 ‘팬’들은 그를 “수도자 같은 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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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른다.
김경인 화백은 올해도 15일부터 21일까지 ‘요셉의원 돕기 자선미술전람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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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수동 갤러리정에서 열리는 전시회엔 김 화백을 비롯해 김춘옥 박관욱 박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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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송민호 신승우 신옥 오원배 유인수 윤해남 이두식 이만익 이승연 이환범 전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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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호 최경한씨 등이 작품을 희사했다.
조선일보에서 펌!
대천사 기브리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