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님께서는 악을 만드시지 않고, 죄도 창조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세상에 악이 존재하고, 인간은 죄를 짓게 되었습니까? 주님께서는 왜 그것을 없애 버리지 않으실까요?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수확 때는 세상 종말이고, 일꾼들은 천사들이다. 그러므로 가라지를 거두어 불에 태우듯이,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사람의 아들이 자기 천사들을 보낼 터인데, 그들은 그의 나라에서 남을 죄짓게 하는 모든 자들과 불의를 저지르는 자들을 거두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악은 주님의 뜻을 저버리는 온갖 불의한 인간의 생각(관념이나 이념)들입니다. 이 생각들을 행동에 옮김으로써 사람을 주님 안에 머무르지 못하게 하여 주님에게서 이탈하게 만듭니다. 악이나 죄는 사람이 주님 위에 군림하려는 모든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는 가라지가 없고 악인이 없는 세상을 소망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자신의 삶의 모습조차 잘 모릅니다. 우리가 가라지인지 악인인지, 아니면 선인인지 잘 구별해 내지 못하고, 어느 것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잘 식별해 내지 못합니다. 그러니 추수 때 가라지가 아닌 밀알이 되도록, 매순간 우리 삶을 되돌아보고, 주님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그분 안에 머무르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 * * * *
가라지 비유 설명
◆이젠 고인이 되었지만 한때 시사풍자 코미디로 통쾌한 웃음을 주었던 코미디언이 있었다. 그는 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인가 “나는 코미디를 하고서도 다시 그것을 해석해야 할 때가 가장 열 받는다.” 고 자신의 심경을 토로한 적이 있다.
형광등처럼 뒤늦게 말뜻을 알아차리고, 이야기가 다 끝난 후에 혼자 웃음을 짓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웃자고 이야기 한 것인데, 죽자고 달려들어 싸움을 하려는 이들 앞에선 말문이 막힌다.
풍자 코미디처럼 비유도 메타포를 가진다. 숨은 뜻을 잘 살피면 그 뜻을 더 깊게 알 수 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신다. 비유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도 모 코미디언처럼 열 받으셨을까 ? 어찌 되었든 예수님은 인자하게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유를 해석해 주신다.
비유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면서, 그 손가락 손톱에 끼인 때를 나무라거나, 손가락 모양에 대해 왈가왈부 한다면 난처한 일이다. 같은 언어로 말을 한다고 다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단어도 서로 다른 꿍꿍이로 사용한다면 소통이 될 수 없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만드실 때, 입은 하나이고 귀는 두 개로 만든 이유는 듣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귀의 개수가 문제가 아니라 마음을 열고 듣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들을 귀가 없으면 아무리 아름다운 음악도 그저 소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동훈 신부(원주교구 남천동 천주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