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날

1999. 5. 29. 오후 8: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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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시절 소풍전날 나누어 주는 통신문에는 언제나 우천시 정상수업이란 말이 써 있다. 중2때 비가 하도 애매하게 내리길래 소풍지로 가다가 같이 가는 친구가 하도 않와서 학교로 간적이 있었다. 화판에 물통에 그렇게 간 학교 교실문을 여니 나 빼고 우리반 애들 전체가 와서 자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날 보자 마자 웃음바다가 되었고 비에 젖은 화판을 책상위에 놓고 얼굴이 빨개진 적이있다. 참고로 난 남녀공학 중학교 였다. 그러니 그 챙피함이라...그런데 얼마전 비슷한 경험을 또했다.

졸업 사진을 찍는 날, 미용실을 전날 예약하고 옷도 사고 한층 기대에 부풀어 아침에 하늘을 보니 흐렸다. 친구와 3차례 전화통화 시도를 한뒤 보슬비 속에 촬영을 했던 중문과를 생각하면서 돈암동 에서 만났다. 머리를 하고 화장도 받고 난생처음 가짜 속눈썹을 달았고 미스코리아 머리처럼(?) 부풀렸다. 마치 캔디의 이라이져 머리쳐럼.

신나게 학교가는 버스를 탔는데 이게 왠일? 비가 땅을 뚫을것 같이 내리는 거다. 소나기라며 애써 자신을 위로하며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걸었다. 과사에....그런데 조교언니 왈, 오늘 촬영 안한다.  억!!!!

수업에 들어가니 모두 미리 연락을 받은듯 후줄근 하다. 근데 유독 나만 화려하다.....진한 화장에 무엇보다 오버한 머리...미리 준비한 옷을 입었더니 더 가관이다. 면바지에 남방에...

보는 사람마다 놀리기 시작했다. 돈도 아까웠다.

비내리는 날... 화판을 들고 교실에 들어간 중딩때 경험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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