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별이 흐르는 밤!

2010. 8. 22. 오후 4:51:04

글자
별이 흐르는 밤!
 
 
그 학생은 C양입니다.
C양은 원래 무남 독녀인데 묘하게 일이 꼬여 오빠와 언니가 있습니다. 
부모님이 결혼 10년이 되었어도 이상하게 자녀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애육원에서 양자를 들였다는데.
그 후 작은 아버지가 결혼 얼마 후에 갖난 딸 하나를 두고 돌아 가셨다는군요.
부모님은 그 조카 딸을 친 딸로 입적시키고 작은 엄마를 재혼하도록 했답니다.
 
 
그리고 희한하게도 뒤 늦게 자신이 태어 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3남매가 된 것이랍니다.
오빠는 몇 년 전에 결혼하여 분가했으며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까지 공부시켰고 집도 사주었다는군요.
하지만 사실은 4촌인 지금의 언니는 그 사실을 말해 주지 않아 모르고 있답니다.
그래서 C양에게 쏟는 엄마의 사랑이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날 밤 C양의 부탁은 자동차 운전을 가르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동차 운전학원은 연령미달이라 입학이 안 된다면서요.
집 택시로 미리 충분히 연습해 두었다가 내년에 자격이 되면 면허를 내겠다고요.
 
 
그런데 아버지가 절대 안 된다며 차를 만지는 것조차 금하신 상태입니다
운전사들과 정비사에게도 절대 가르치지 말라고 특별 명령을 내리셨답니다.
그러나 C양은 죽어도 꼭 배우겠다는 것이고요. 
 
 
그리고 엄마는 이러한 딸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 입장입니다.
엄마가 어떤 수를 써서라도 C양 소원을 들어 주고 싶은 이유는 분명 있었습니다. 
그건 이 이야기 말미에 밝혀집니다.
 
 
당시 난 1종 보통면허 6년차였고 이른바 베테랑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버스 즉, 대형에다 특수추레라 면허까지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군 수송대 근무시에 힘 안들이고 1종보통 면허를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운전만이 아니라 자동차 구조와 법규에도 밝았는데
그 당시는 구조와 법규를 동시 합격해야 했으므로 거의 달달 외우다시피 했거든요.
처음 1종보통은 70년에 73년에 또 대형과 추레라를 내느라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제대 후에 회사에서 운전을 많이 하게 된 것은
운전사가 귀하고 월급이 많은 시절이라 사장이 운전까지 겸직을 시킨 때문입니다.
그래서 몸은 힘들고 바빴지만 월급은 다른 직원들 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하숙집 주인 아줌마에게 나의 그런 이야기를 자세히 들은 C양과 그 엄마가
교습비는 아끼지 않겠으니 제발 꼭 좀 해달라는 부탁을 그날 밤 해온 것입니다.
아버지 반대 문제는 엄마가 책임지겠다 하고요.
 
 
예나 지금이나 사적인 운전교습은 당연히 위법입니다.
난 차마 못 한다 말은 할 수 없어 생각해 보겠다며 그에 대한 대답을 희피했습니다.
그러나 주인 아줌마까지 동원하여 계속 부탁하는 것입니다.
 
 
결국 운전하는 요령만 가르쳐 주기로 약속을 했지요.
그러나 막상 시작을 해 보니 생각과 달리 그렇게 안 되었습니다.
그럭저럭 친하게 된 상황에서 불안하여 이젠 난 모르겠다고 오리발 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계속 가다보니 6개월여가 지났고 결국 교습을 완전히 끝낸 것입니다.
그래도 시내운전할 때는 꼭 동승했습니다.
C양도 동승을 바랬지만 엄마의 걱정 때문에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퇴근 후 야간 교습을 하면서 가끔은 멋진 곳에서 식사도 했습니다.
또 다방의 커피는 그 때마다 내가 샀구요.
하여튼 C양이 그동안 속을 얼마나 썩혔는지는 말도 못합니다.
아무리 운전적성이 안 맞아도 그렇게 까지 아둔하고 잊어 먹길 잘할 줄은 정말..... 
 
 
그래도 어린 학생이라 짜증 한번 못 내고 꾹 참고 가르쳤습니다.
교습료는 일체 사양했는데 한번은 주인 아줌마가 몇달치 하숙비를 받았다 하더군요. 
그건 말이 안 된다며 즉시 돌려 주라고 했음은 물론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제 나는 손을 떼어야 할 때가 되었다 생각하고
그만하면 충분하니 혼자 하도록 해 보라고 했습니다.
운전은 독립해야 하며 계속 의지하면 영영 못하는 법이라 하면서 말입니다.
 
 
C양은 내 말 뜻을 알면서도 놀라지 않고 태연히 한잔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이 동석해 주었지만 난 술을 마시지 않았음은 물론입니다.
그래서 그 날 밤도 차 키를 내가 맡았는데....
 
 
그 날 비로서 C양의 진정한 술 실력을 알았습니다.
맥주 큰 병으로 6병이나 마시더군요.
그런데도 얼굴이 말짱 했으며 눈동자만 약간 붉었고 흐려진 정도였습니다.
 
 
난 그래도 걱정이 되어 그만 마시라고 했더니 정색을 하며 말하더군요.
좋아 한다구요.
물론 그동안 느낌으로 어쩜 그럴지 모르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들으니까....
 
 
참으로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여튼 지금은 여고 3년이고 내년에 대학을 가야 할 학생 아니냐 그겁니다.
게다가 나이 차이도 많은데 대체 좋아해서 무얼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난 그동안 예쁜 여동생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가끔은 야릇한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러나 절대 안 된다며 머리를 흔들었습니다.
아무리 남자이고 여자라지만 상대가 어린 학생 아닙니까.
 
 
더구나 C양 엄마가 걱정이 되는 듯 내 행동을 탐색한다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주인 아줌마가 가끔씩 은근히 내 속내를 떠 보던데
아줌마도 호기심이 있었겠지만 그 보다는 C양 엄마 부탁이란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그래서 난 그럴 때마다 단호하게 말해 주었습니다.
난 원래가 막내라 동생이 없으므로 그저 예쁜 여동생 정도로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사실 그것이 솔직한 진심이었습니다.
 
 
아! C양에 대해서 진짜 중요한 것을 빼 먹었군요.
그 당시 영화 배우와 탈랜트에 별로 뒤지지 않는 빼어난 미인이었습니다.
본래 모습이 그랬으니 화장하면 넋이 나갈 게 분명하다 할까요.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몸이 좀 야윈 듯하여 건강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흠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또 청초한 느낌을 주어 매력이기도 했습니다.
키도 적당하고 아주 날씬했습니다.
 
 
게다가 부잣집 딸이라 사복을 매우 고급한 옷만 입었는데
옷 입는 센스 또한 대단해서 깔끔하고 아주 세련된 모습의 멋진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좋은 모습들은 C양을 더 멀리 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능했습니다.
 
 
거참, 그냥 오누이 처럼 계속 좋게 지내면 좋은 것을 말입니다.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 생각했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물론 학생이 아니고 나이만 좀 더 많다면...하는 아쉬운 마음도 솔직히 있었지만요.
 
 
그런데 C양은 그게 아닌 것 같아 그만 끝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서로에게 맞지 않는 이상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내 마음을 간파하고 퇴근시 마다 집 대문 앞에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외로운별-1.인생행로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