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의 비판에 대한 조갑제의 반론

2013. 6. 12. 오후 8:23:12

글자

참을 수 없는 지만원씨의 게으름

나는 1991년 3월호부터 月刊朝鮮(월간조선·조선일보 출판국 소속) 편집장으로 근무하다가 1996년 9월호를 만든 뒤, 미국 하버드 대학의 니만 펠로우 과정 硏修(연수)를 위하여 渡美(도미)하였다. 하버드에서 10개월간 공부한 뒤 1997년 여름에 귀국, 조선일보 출판국 편집위원으로 일하다가, 1998년 8월호부터 月刊朝鮮 편집장으로 복귀하였다.

최근 지만원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시스템 클럽’에 연일 나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는데, 그 핵심적 내용이 虛僞(허위)에 근거한 악의적 단정이다. 전화 한 통이면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멋대로 단정(조작)해놓고, 내가 부하 기자가 써온 광주사태 관련 황장엽 증언을 국정원과 짜고 묵살하였으리라는 추리를 하더니 갑자기 단정적으로 변하여 이런 선동적 주장을 한다.

<그 기사는 편집장인 조갑제와 국정원 사이의 합의에 의해 소멸된 것이다. 조갑제는 막중한 역사적 사실을 놓고 빨갱이 김대중의 국정원과 암거래를 한 것이 된다. 이는 안보와 역사에 대한 반역행위로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사안이다.>

<김대중 정부의 붉은 국정원과 암거레(필자注: 원문)한 조갑제, 이제는 커밍아웃하여 죄를 빌어야 할 줄로 믿는다. 더 이상 숨을 곳 없다.>

나를 정보기관과 거래하여 부하의 특종기사를 묵살한 죄인으로 몰았다.

지만원 씨가, ‘국정원과 趙甲濟 편집장이 공모하여 광주사태 관련 내용을 소멸시켰다’고 단정한 김용삼 기자의 기사는 1998년 7월호 月刊朝鮮에 실렸다. 당시 편집장은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徐熙乾)이었다! 나는 편집장도 아니고 월간조선 소속도 아니고 김용삼 기자의 상관도 아니었으니 국정원과 합의나 암거래를 할 수 있는 職位(직위)에 있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徐 당시 편집장도 그런 反언론적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다. 나나 김용삼 씨한테 전화 한 통만 걸면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문제의 기사가 실린 1998년 7월호 월간조선을 도서관에서 구하여 맨 뒤페이지 조직표를 읽어보면 알 수 있었다. 남을 비판하려면 명예훼손이 되지 않도록 면밀히 사실을 확인하고 조심해서 글을 써야 하는데, 사실확인은 게을리하고 비방은 단정적으로, 감정적으로, 자극적으로 했다. 6월1, 2일에 쓴 두 건의 글에서 지만원 씨는 일곱 차례에 걸쳐 내가 당시 월간조선 편집장이었다고 허위 적시 하였다.

지만원 씨는 지난 6월1일자 <5·18-김무성-조갑제에 얽힌 수수께끼 풀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필자는 어째서 김무성이 그토록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적극적으로 챙기고 5·18을 민주화운동이라며 집요하게 나서는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했고, 조갑제가 왜 자신의 논리력을 의심받으면서 또 우익사회의 무시할 수 없는 일각으로부터 위장한 좌익이라는 비판까지 받아가며 방송과 강연에서 북한-빨갱이-5·18세력을 대변하는 홍보대사로 나서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으로 궁굼해 했다.>

 그는 <김용삼이 당시 월간조선 평 기자였을 때 조갑제는 그의 상관인 편집장이었다>고 허위사실을 摘示(적시)하더니 오로지 이 허위를 근거로 삼아 나를 과격한 용어로 비방하기 시작한다. 그는 <여기에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고 하더니 이렇게 주장한다.


<월간조선은 정권의 흥망이 달린 중요한 비밀을 기사화해 놓고도 최종단계에서 국정원의 의사를 수용하여 삭제했다. 이때, 국정원과 거래 즉 빅딜을 한 사람이 김용삼 평-기자일까 아니면 조갑제 편집장이었을까?>

<월간조선 사람들 중에서 과연 누가 국정원과의 거래에 나섰을까? 편집장인 조갑제였을까? 아니면 김용삼이었을까? 김용삼 기자는 북한 개입설을 까발리고 있다. 반면 조갑제는 북한개입설 매우 적극적으로 여기저기 다니면서 부정한다. 만일 김용삼이 큰 거래를 했다면 그는 지금에 와서 이를 까발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의혹은 조갑제에 쏠릴 수밖에 없다.>


지만원의 나에 대한 모든 비방은, 내가 당시 월간조선 편집장이라는 전제로 구성되었다. 나는 편집장이 아니었으므로 그의 글은 글로써 성립할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모래 위에 城(성)을 쌓듯이 그의 근거 없는 空想(공상)은 이렇게 확대된다.

<김용삼 기자는 기자이기 때문에 자기의 기사를 싣고 싶어 했을 것이다. 아니 그의 말에 의하면 그는 그 기사를 싣고 싶어 했다. 그러면 "광주사태를 북한이 저질렀고, 그 공작을 주도한 대남부서 고위간부 즉 상류계급에 속했던 김덕홍의 친구들이었던 대남공작 간간부들이 사건 종료 직후 무더기로 훈장받고 술파티했다"는 내용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김용삼의 기사는 왜 월간조선 7월호는 물론 그 이후에도 최근까지 어째서 실리지 않았는가? 편집장인 조갑제가 그 부분 기사를 기각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공상은 또 다른 공상을 낳는다.

<국정원과 조갑제가 한 배를 탄 것이다. 지금도 국정원의 입장은 무엇일까? 지금의 조갑제 입장과 같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만원 씨는 6월1일에 이어 2일에도 허위사실을 증폭시키면서 나에 대한 비방을 계속하였다. 제목이 더 선동적으로 변했다: <5·18 진실 파묻기로 암거래한 국정원과 조갑제!!>

그는, <여기에서 우리는 문제의 이 기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땅 속에 묻히게 되었는가에 대한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고 썼다. ‘상상’이라고 하면 법적 책임을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그 뒤의 내용은 ‘상상’을 벗어나 ‘단정’으로 흐른다.

<당시 월간조선의 편집장(데스크)은 조갑제였고, 김용삼 기자는 조갑제의 허락 없이는 기사를 올리지 못하는 입장에 있었다. 이는 언론을 아는 사람들의 공통된 상식이다.>

지만원 씨는 치명적 허위사실을 담은 기사를 1일에 써놓고도 검증을 하지 않고 하루 뒤에 또 다시 내가 편집장이었다고 허위사실을 반복하고, 오로지 이 허위에 기초하여 나를 선동적으로 비방한다. 惡意(악의)나 敵意(적의)가 없다면 있을 수 없는 행태이다.

<김용삼 기자는 북한군 개입에 대한 황장엽-김덕홍의 기막힌 특종기사를 내보내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러면 김용삼은 일약 초특급 특종의 영웅이 된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는 그 기사를 싣고 싶어 했다. 그런데 그 기사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언론의 지휘계통상 당연히 김용삼 기자는 그 기사를 조갑제 편집장(데스크)에 제출했을 것이다.

이런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다면 그 기사는 편집장인 조갑제와 국정원 사이의 합의에 의해 소멸된 것이다. 조갑제는 막중한 역사적 사실을 놓고 빨갱이 김대중의 국정원과 암거래를 한 것이 된다. 이는 안보와 역사에 대한 반역행위로 결코 용서 받을 수 없는 사안이다.>

편집장이 아닌 나를 계속해서 편집장이라고 우기면서 나를 국정원과 짜고 특종거리를 묵살한 파렴치한 언론인으로 몬다. 이야말로 참을 수 없는 게으름이고, 용서할 수 없는 惡意(악의)이다.

2일자 지만원 씨의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김용삼의 증언에 의하면, 기사의 삭제는 조갑제와 국정원 사이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 조갑제는 막중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증언을 놓고 빨갱이 정권과 암거래를 한 장본인이 아닐 수 없다. 이로써 조갑제와 국정원은 끝까지 북한의 개입설을 저지해야 할 입장에 있으며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한 배를 타고 있다.

조갑제는 이에 대해 답해야 할 것이며 모든 국민은 조갑제에 해명을 강요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조갑제는 논리와 사실과 상식의 한계를 넘나들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북한개입설을 마구잡이식으로 차단하려 몸부림을 쳤다. 이 자체가 매우 수상하게 여겨졌으며 이를 구경하는 국민들은 조갑제를 위장한 사람이라고 추측하는 글들을 내기에 이르렀다. 역시 상식인들의 추축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사실로 드러난 것 같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은 지만원 씨가 주장해온 ‘북한군의 광주 개입설’도 나에 대한 그의 비방처럼 취재의 논리와 윤리를 결여한 위험한 단정이었을 것이라고 의심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나를 이토록 감정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쓸 생각을 한 사람이 어떻게 나나 김용삼 기자에서 전화를 걸어 “그때 편집장이 조갑제 씨 맞습니까”라고 묻지 않았을까. 어떻게 1998년 7월호의 월간조선 조직표를 통해서 확인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지 않았을까? 어떻게 하든지 나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의욕이 앞선 때문이 아닐까? 미움은 진실을 보는 눈을 멀게 한다. 이런 사람이 살인사건 수사 형사라면, 이런 사람이 광주사태 조사단장이었다면 어떻게 결론을 낼까?

지만원 씨가 자신의 태만을 덮을 방법은 하나 있었다. 글 제목 옆에다가 “아래 글은 사실이 아니고 소설입니다”고 주의를 주었어야 했다.

광주사태를 공수부대의 민간인 살육극으로 왜곡한 영화 ‘화려한 휴가’를 내가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영화가 시작될 때 <이 영화는 사실에 기초하였다>는 요지의 字幕(자막)이 나왔기 때문이다. 지만원 씨와 그의 추종자들, 그리고 자칭 우파 논객이란 몇 사람들이 ‘북한군 특수부대의 광주사태 투입설’을 부정하는 나를 적대시하는 글을 여기 저기 쓰고 퍼 나르는 것을 며칠간 지켜보면서 “저러다간 사고가 날 터인데…”하는 생각을 했었다. 진실은 화해의, 거짓은 분열의 어머니이다. 그래서 거짓과 惡(악)은 스스로를 드러내는 속성이 있다.

하나 다행인 것은 이로써 ‘대대규모 북한군의 광주 개입설’이 더 확실하게 부정된다는 점이다. 지만원 씨의 허위사실에 대한 나의 이 고발장은 法的(법적) 문서가 아니다. 法廷(법정)으로 갈 것인지의 여부는 지만원 씨의 다음 행동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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