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를 들어 가르치시다”
▒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느님의 나라는 이와 같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앗을 뿌려놓으면,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 땅이 저절로 열매를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줄기가 다음에는 이삭이 나오고 그다음에는 이삭에 낟알이 영근다. 곡식이 익으면 그 사람은 곧 낫을 댄다. 수확 때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를 무엇에 비길까? 무슨 비유로 그것을 나타낼까?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땅에 뿌릴 때에는 세상의 어떤 씨앗보다도 작다. 그러나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이처럼 많은 비유로 말씀하셨다. 비유를 들지 않고는 그들에게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당신 제자들에게
는 따로 모든 것을 풀이해 주셨다. (마르코 4,26~34)
묵 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스스로 자라는 씨앗에 비유하여 설명하십니다.
농부가 씨를 뿌려놓으면, 자고 일어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납니다. 그런데 농부는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 알지 못합니다. 씨에서 싹으로 움터 나오는 힘이 무엇이고,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농부는 알지 못합니다. 또 하루에 얼마만큼 자라는지, 그 장면을 지켜볼 수도 없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밤낮으로 자고 깨다보면 어느새 결국 추수할 때가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하느님 나라는 천천히 다가온다는 것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즉 하느님 나라가 오지 않는 것 같고, 그 때문에 답답하지만, 농부가 모르는 사이에
씨가 자라듯이,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하느님 나라가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만으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대신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서 주님의 뜻에 맞게 생활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폭발적인 확장성을 설명하기 위해 겨자씨를 비유로 들어 말씀하십니다. 엄청난 하느님 나라이지만, 그 시작은 바로 ‘오늘 날의 겨자씨 한 알’인
우리 각자로부터 시작됩니다.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부족해 보이고,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하느님 나라는 바로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 각자 안에는 은총의 겨자씨 한 알이 뿌려졌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사랑의 씨앗을 싹 틔우고 멋진 나무로 성장시켜야겠습니다.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매달고 그늘도 만들어 세파에 지친 어린 새들이 날아와 쉬도록
만들어야겠습니다.
오늘 나의 작은 회심, 오늘 나의 새 출발, 오늘 나의 결심이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참으로 의미 있는 몸짓입니다.
나의 작은 시작에 하느님의 은총과 섭리의 손길이 보태지면
엄청난 에너지가 작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