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동자의 일화

2000. 3. 28. 오후 3:13:30

글자

<열반경>에 나오는 설산동자(雪山童子)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물론 이것은 부처님의 전생담이지만 수행의 자세는 어느 때나 변함이 없었습니다.

 

옛날 히말라야 산(설산) 속에 진리를 탐구하는 한 동자가 있었습니다.

설산동자라고 하는 그는 피나는 수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진을 하고 있던 어느날 어디선가 청량한 진리의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덧없으니 그것은 곧 나고 죽는 진리일세."

설산동자는 그 시구를 듣고 마음속에 무한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소리가 나는 쪽을 살펴보니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 시구를 들려줄 만한 사람은 없고 오직 나무 위에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귀신인 나찰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설마 저런 나찰이 그런 시구를 읊었을까 하면서도 설산동자는 나찰에게 갔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훌륭한 진리의 소식을 얻었는가? 그리고 아무래도 다음 구절이 있는 것같은데 마저 알려 주시오."라고 부탁을 하면서 다시 정중하게 말했습니다.

   "일러만 준다면 평생동안 당신을 스승으로 잘 모시겠습니다."

   그러자 나찰이 말했습니다.

   "나는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인데 그런 한가한 소리를 할 여지가 없다."

   설산동자가 그 말을 듣고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떤 음식을 먹습니까?"

   "내가 먹는 것은 사람의 살덩이고 마시는 것은 더운 피다."라고 하는 나찰의 말에 설산동자는 결심했습니다.

   "나머지 구절을 들려 준다면 그걸 듣고 내 몸을 당신에게 바치겠습니다."

   그랬더니 나찰은 물었습니다.

   "시 한 구절과 몸을 바꾼다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는가?"

"나는 이 무상한 몸을 버려서 금강과 같은 굳센 진리의 몸을 얻고자 합니다."

설산동자는 결연히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찰이 나머지 구절을 들려 줍니다.

"나고 죽음이 다 없어지면 열반의 즐거움이 거기 있으리."

설산동자는 나머지 계송을 듣고 더욱 환희심이 나서, 다음 사람을 위해 바위에 그 시구를 다 새겨놓고 나찰의 먹이가 되기 위해 높은 나무 위로 올라 가 몸을 던졌습니다.

그러나 나찰은 제석천(帝釋天)인데 설산동자의 구도심을 시험해 보기 위 해 재주를 부려 모습을 바꾸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떨어지는 설산동자를 안전하게 받아서 모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부처님은 아침에 도를 듣고 저녁에 죽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얻으면 금 방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철저한 구도 정신으로 수행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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