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아내의 눈썹(진짜 사랑)
어떤 아가씨가 시집을 가려고 여러 차례 선을 보았다. 그러다 마침내 한 남자를 만나서
결혼하게 되었다. 그 남자는 첫날 밤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반한 것은 당신의 눈썹이 너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오."
그런데 사실 병으로 인해 그 여자에게는 눈썹이 없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마다 그 사실
을 감추기 위해 화장을 해왔던 것이다.
그날 이후 그녀는 더 일찍 일어나 화장을 했다. 남편에게 그 사실이 알려진다는 게 불안
했기 때문이다.
몇 년이 흘렀다. 남편의 회사가 망해 이 부부는 달동네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리어카
에 이삿짐을 싣고 남편은 앞에서 끌고 아내는 뒤에서 밀면서 올라갔다. 햇볕이 뜨거운 데다
짐은 너무 무거웠기에 두 사람은 땀을 식히기 위해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남편이 손수건을
꺼내 아내 얼굴의 땀을 닦아주려 했다. 아내는 화장으로 그려진 눈썹이 지워질까봐 자기가
닦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내는 거듭되는 남편의 청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아내는 남편이 크게 실망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눈을 감고 얼굴을 맡겼다. 다 닦은 후 남편의 눈치를 살피며 눈을 떴다.
남편은 그녀의 눈썹을 그대로 두고 다른 부분만을 조심스럽게 닦아주었던 것이다.
남편은 이미 모든 걸 알고 있었다. 눈썹이 가짜라는 것도 자기를 위해 매일 눈썹을 그리
는 것도, 남편은 아내의 그런 모습까지도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 진짜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일면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결코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이의 부족함, 단점, 부끄러움을 감싸안고 포용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라고 말할 때, 그 사랑은 어떤 사랑인지 되짚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