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의 상자
판도라는 하늘에서 땅 위로 내려올 때에 상자를 하나 가지고 왔다. "이것은 인간들에게 주는 신들의 선물이다. 그러나 판도라야, 절대 제 손으로 열면 안된다.!" 제우스는 그렇게 말하고 상자를 판도라에게 주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판도라는 갑자기 그 상자 생각이 났다. 판도라는 상자 속을 들여다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대체 그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길래 내가 열면 안 된다는 걸까?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모른 채 다른 사람에게 상자를 준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야." 판도라는 자신의 생각을 합리화시키며 상자를 꺼내 살며시 뚜껑을 열었다. 그 순간, ’펑’하며 상자 안에서 여러 가지가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올랐다. 제일 먼저 아름다운 작은 새가 날아올라 어디론지 사라져 버렸다. 신들이 선물한 것 중에서 좋은 것은 거의 모두 이렇게 해서 인간이 볼 수도 가질 수도 없이 멀리 사라져버렸다. 그 다음부터가 큰일이었다. 뒤이어 징그러운 벌레처럼 생긴 것들이 나왔으니, 그것은 질병과 재앙, 슬픔, 괴로움, 아픔, 미움, 시기하는 마음, 뽐내는 마음들이었다. 그때까지도 사람들은 이런 나쁜 일들은 전혀 모르고 즐겁게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판도라가 상자 뚜껑을 여는 바람에 나쁜 마음들이 여기저기로 인간들이 언제나 접할 수 있도록 퍼져나가게 된 것이다. 판도라는 뒤늦게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급히 상자 뚜껑을 닫았으나 헛일이었다. 판도라는 슬피 울면서 상자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모두 다 날라가고 텅 빈 줄로만 알았던 상자 안에 아주 조그마한 것이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판도라는 옷자락으로 눈물을 훔치며 상자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놀랍게도 ’희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