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 에 나 방
카프만 부인의 저서『광야의 샘』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내 책상 위에는 여러 개의 고치가 있고 거기에는 누에나방이 나온
작은 구멍이 있었는데, 이 작은 구명으로 저렇게 큰 누에나방이 나올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래도 믿어지지 않았다. 나는 어느 날 이 작은 구멍으로 한 마리의 누에나방이 나오는 것을 목격하였다. 누에나방은 그 작은 구멍으로 도저히 나올 것 같지 않은데도 긴 시간 갖은 몸부림을 치며 용케도 나오는 것이었다. 나는 세상에 첫 발을 딛는 그 가엾은 나방을 도와주기 위해 가위로 오려 큰 구멍을 내어주었다. 다른 누에나방은 고통을 당하고 날개를 찢기며 겨우 빠져 나왔으나, 내가 가위로 베어 큰 구멍을 내 준 고치에서 나오는 나방은 쉽게 나오고 아무런 상처도 없이 아름다운 날개를 펄럭였다.
참으로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는 동안에 작은 구멍으로 겨우 비집고 나온 나방은 한 마리 한 마리씩 날개를 치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그러나 가위로 큰 구멍을 내어 쉽게 나온 나방은 날개를 푸드득 거리다가 비실비실 책상 위를 돌더니 얼마 후 지쳐서 잠잠해졌다.
누에나방은 작은 구멍으로 나오며 애쓰는 동안 힘이 길러지고 물기가 알맞게 말라 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