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머리를 손질하다가
귀 옆으로 흰머리가 하나 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저의 딸아이에게 자랑을 했습니다.
아이의 말 "엄마 흰머리가 나오면 속상해해야 하는거 아니야?"
작년 겨울에도 흰머리 하나가 머리 한가운데를 비집고 나왔길래
때때로 들여다보고서는 뽑을까말까를 반복하며 갈등을 하였습니다.
흰머리를 뽑아버려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버티기에는
바둥거림의 처절함과 무언가의 서글픔이 느껴져서
첫번째 흰머리를 기념도 하고 세월의 무게도 감당할 겸 그냥 두었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엔 늘어가는 흰머리의 숫자만큼 깊어지리라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어떤 친구와 작은 다툼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현실을 피해 가는 듯한 모습과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의논조차 하지않는 모습에서 친구들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대하는구나 화도 났었습니다.
사실 저의 눈으로만 바라본 그친구에 대한 저의 이해부족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친구에게 무관심했었던 저의 모습도 들여다보이며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그친구의 아픔이 저에게 전해져 왔습니다.
덮어둔다고 해서 하느님 앞에서 감출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온 우주,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고 계신 하느님은
저의 가슴에 슬픔과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나타나셔서 저를 힘들게 하시고
세월의 흰머리를 뽑을까말까 갈등하듯
한참을 슬프게, 아쉬움에 목메이게, 그리움에 한숨짓게 만드시고선
급기야는 저에게 원망을 하게 만드십니다.
저요 이거 아니면 벌써 저만치 앞에 가있을 것같아요
제가요 한참을 잘나가고 있는데요 왜 이럴때마다 저에게 브레이크를 거시는 거예요
왜 저를 제자리에 맨날 잡아 두시는 거예요
한참을 그런후에 저는 꼬리를 내립니다.
네 제가요 당신안에서 해결할게요. 저한테 그걸 원하시는 거지요
그리고 여기서 벗어나면 또다른 일들로 제가 당신께 매달리게 하실거죠
세월의 흰머리를 소중히 여기고 감당해야하듯
주시는 일들 언제나 감사히 받아들이겠습니다.
때로는 눈물과 원망으로 버티기도 해보겠지만요.....
그래도 넘치는 사랑으로 제 가슴 채워 주실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