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에서는 이때쯤부터 철새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철새들이 일정한 간격과 속도를 유지하면서 북으로 남으로 날아가는 모습은 한 마디로 장관이다. 철새들이 날 때는 V자 형태를 유지한다. 물론 멋을 내기위해서 그렇게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다. 새들은 날개짓으로 부력을 만드는데 뒤에 있는 새는 앞의 새가 만든 부력으로 훨씬 쉽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마리의 새들이 V자 형태를 갖추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날면 혼자 날아갈 때보다 71퍼센트 이상의 힘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먼거리를 이동할 때는 함께 대형을 유지하면서 날아가는 것이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덜 힘이 든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만약 한 마리의 철새가 잠시 처진다면 즉시 대열을 정비한다. 공동체를 이루면 비행도 하고 함께 먹이 활동도 하는 그들이기에 나름의 팀웍을 잘 이루고 있는 것이다. V자의 맨 앞에서 나는 새가 방향을 잡고 무리를 이끄는 지도자이다. 그런데 맨 앞에서 날아가는 새는 앞에서 만들어 주는 부력이 없기 때문에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맨 앞의 새가 지치면 맨 뒤쪽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러면 바로 뒤에 있던 새가 앞쪽으로 나와서 역시 대형을 유지하면서 비행을 한다. 미물이라고 생각했던 철새들이지만 나름 정교한 삶을 살고 있다.
인간도 어쩔 수 없이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고 있다. 인간 자체가 개별적으로는 워낙 약한 존재라서 공동체를 형성한 것이다. 인간의 삶도 서로가 서로를 받쳐주는 힘으로 긴 여정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 혼자라는 두려움에 빠지는 듯한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그때에 철새들처럼 여정을 함께 떠난 우리의 여정은 과연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우리의 공동체도 앞에서 이끄는 사람은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보다 더 힘들고 더 외롭기 마련이다. 새처럼 물러서야 할 때가 되면 스스로 뒤로 물러서는 지혜와 겸양을 배워야 하는 데 인간은 그렇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새들은 비행을 하면서 지치면 뒤에 있는 새들이 소리를 내어 격려와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준다고 한다. 그것이 공동체 전체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놀랍고도 감동적인 사실은 어떤 새가 아프거나 힘이 떨어져서 대오에서 이탈하여 뒤에 처지면 다른 두 마리가 그 새를 도와주기 위해서 함께 처져서 비행을 한다는 것이다. 두 마리 새는 지친 동료를 보호해 주기 위해 그리고 다시 힘을 내서 날 수 있을 때까지 또는 죽을 때까지 함께 머무는 것이다.
그 기간이 너무 길지 않으면 떨어져 나온 대열에 다시 편입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 다른 대열에 합류한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다른 공동체에서는 배척하지 않고 기꺼이 그 일행을 합류시켜준다는 점이다. 그들은 경쟁보다는 협력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 인간도 철새의 지혜를 배우고 함께 아름다운 인생이라는 비행을 꿈꾸었으면 한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독선과 아집보다는 이해심을 통해서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루기를 꿈꾸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