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헬렛 1장~2장 /표제,머리말
표제
다윗의 아들로서 예루살렘의 임금인 코헬렛의 말이다.
주제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머리말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지만 땅은 영원히 그대로다.
태양은 뜨고 지지만 떠올랐던 그곳으로 서둘러 간다.
남쪽으로 불다 북쪽으로 도는 바람은 돌고 돌며 가지만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강물이 모두 바다고 흘러드는데 바다는 가득 차지 않는다.
강물은 흘러드는 그곳으로 계속 흘러든다.
온갖 말로 애써 말하지만 아무도 다 말하지 못한다.
눈은 보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못한다.
있던 것은 다시 있을 것이고 이루어진 것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니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
"이걸 보아라, 새로운 것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은 우리 이전 옛 시대에 이미 있던 일이다.
아무도 옛날 일을 기억하지 않듯 장차 일어날 일도 마찬가지.
그 일도 기억하지 않으리니 그 후에 일어나는 일도 매한가지다.
임금의 고백
나 코헬렛은 예루살렘에서 다스리던 이스라엘의 임금이었다.
나는 하늘 아래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지혜로 살펴 깨치려고 내 마음을 쏟았다.
그러나 이는 인간의 아들들이 고생하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괴로운 작업니다.
나는 태양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을 살펴보았는데 보라, 이 모든 것이 허무요 바람을 잡는 일이다.
구부러진 것은 똑바로 될 수 없고 없는 것은 헤아려질 수 없다.
나는 속으로 말하였다.
'보라, 나는 내 이전에 예루살렘에서 통치하던 모든 분들보다 지혜를 크게 하고 더하였으며
내 마음은 수많은 지혜와 지식을 익혔다.'
나는 지혜와 지식, 우둔과 우매를 깨치려고 내 마음을 쏟았다.
그러나 이 또한 바람을 붙잡는 일임을 깨달았다.
지혜가 많으면 걱정도 많고 지식을 늘리면 근심도 늘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하였다. "자, 이제 너를 즐거움으로 시험해 보리니 행복을 누려 보아라!"
그러나 보라, 이 또한 허무였다.
웃음에 대하여 나는 말하였다. "어리석은 짓!"
또 즐거움에 대하여 말하였다. "그것이 무얼 할 수 있으리오?"
나는 인간의 아들들이 한정된 생애 동안 하늘 아래에서 할 수 있는 것 가운데
무엇이 좋은지 깨치지까지 내 마음이 지혜로 모든 것을 이끌게 하면서
술로 이 몸에 생기를 돋우어 우매함을 알아보리라고 속으로 작정하였다.
나는 큰 공사를 벌였다. 나를 위하여 궁궐들을 짓고 포도밭들을 일구었으며
나를 위하여 정원과 공원을 만들어 거기에 온갖 과일나무를 심었다.
또한 나를 위하여 못을 만들었으니 무성히 자라는 나무숲에 물을 대려는 것이었다.
나는 남종들과 여종들을 사들였고 씨종들도 소유하고 있었으며
나에게는 나 이전에 예루살렘에서 통치하던 모든 분들보다 더 많은 가축들, 소 떼와 양 떼가 있었다.
나는 또 나를 위하여 은과 금, 임금들의 소유물과 영토를 모아들였다.
나를 위하여 남녀 소리꾼들과 인간의 아들들이 즐거움인 궁녀들을 더 많이 두었다.
나는 나 이전에 예루살렘에서 통치하던 모든 분들보다 더 크고 부유하게 되었으며
나의 지혜 또한 내 앞에 서 있었다.
내 눈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나 뿌리치지 않았고 내 마음에게 어떠한 즐거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다, 내 마음은 나의 모든 노고에서 즐거움을 얻었으니 그것이 나의 모든 노고에 대한 몫이었다.
그러고 나서 내 손이 이룬 그 모든 위업과 일하면서 애쓴 노고를 돌이켜 보았다.
그러나 보라, 이 모든 것이 바람을 잡는 일. 태양 아래에서는 아무 보람이 없다.
실망스런 결과
임금의 뒤를 잇는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으리오? 선왕이 이미 이룩한 것밖에는!
지혜와 우둔과 우매를 돌이켜 보았을 때 나는 어둠보다는 빛이 더 쓸모있듯
우매함보다는 지혜가 더 쓸모 있음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의 눈은 제 앞을 보지만 어리석은 자는 어둠 속을 걷는다.
그러나 둘 다 같은 운명을 겪게 됨을 나는 또한 알았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말하였다.
'어리석은 자의 운명을 나도 겪을 터인데 그렇다면 나는 무엇때문에 그토록 지혜를 추구하였던가?
그래서 이 또한 허무라고 속으로 말하였다. 지혜로운 이에 대해서건 어리석은 자에 대해서건 영원한 기억이란 없으니
앞으로 올 날에는 모든 것이 잊혀지는 법.
아, 정녕 지혜로운 이도 어리석은 자와 함께 죽어가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삶을 싫어하게 되었다.
태양아래에서 벌어지는 일이 좋지 않기 때문이며 이 모든 것이 허무요 바람을 잡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또 태양 아래에서 내가 애써 얻었건만 내 뒤에 오는 인간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내 모든 노고의 결실을 싫어하게 되었다.
그가 지혜로운 자일지 어리석은 자일지 누가 알리오?
그러면서도 내가 태양 아래에서 지혜를 짜내며 애쓴 노고의 결실을 그가 차지하게 되리니
이 또한 허무이다.
그래서 태양 아래에서 애쓴 그 모든 노고에 대하여 내 마음은 절망하기에 이르렀다.
지혜와 지식과 재주를 가지고 애쓰고서는 애쓰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제 몫을 넘겨주는 사람이 있는데
이 또한 허무요 커다란 불행이다.
그렇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그 모든 노고와 노심으로 인간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가?
그의 나날은 근심이요 그의 일은 걱정이며 밤에도 그의 마음은 쉴 줄을 모르니
이 또한 허무이다.
자기의 노고로 먹고 마시며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것보다 인간에게 더 좋은 것은 없다.
이 또한 하느님의 손에서 오는 것임을 나는 보았다.
그분을 떠나서 누가 먹을 수 있으며 누가 즐길 수 있으랴?
하느님께서는 당신 마음에 드는 인간에게 지혜와 지식과 즐거움을 내리시고
죄인에게는 모으고 쌓는 일을 주시어 결국 당신 마음에 드는 이에게 넘기도록 하신다.
이 또한 허무요 바람을 잡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