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맺는 삶
삶의 아름다움이란 삶 그 자체가 끝났다 하더라도 그 열매가 계속되고 남는다는
사실에 있다.
40년을 채 못 살으셨던 우리 주님이셨다.
자기 나라 밖으로는 여행 한 번 해 보지도 못하셨던 분 이셨고 겨우 몇 몇만이
살아 생전에 그 분의 삶을 이해 할 수 있었던 분이셨으며, 제자라고 했었지만
끝내는 겨우 몇 몇만 의리를 지켰던 분이 바로 우리 주님이셨다.
이렇게 보면 주님의 삶은 실패작이었다.
성공적이지도 못했고, 인기도 별로 없었으며, 힘이나 권력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분, 그러나 2천년이 지난 오늘까지 그 분처럼 열매맺는 삶이었던 분이
인류역사상 또 있 었을까?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느낌과 사고, 그리고 역사, 뿐만 아니라 문화와 인간관계의
유형까지도 결정지으실 수 있으신 분이 또 있었던가 말이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알 게 될 것(요한 13,7)'이라고
알 듯 모를 듯한 말씀을 자주 하셨었다.
주님의 삶이 지녔던 의미는 그 분 죽음 이후에야 온통 드러나게 되었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게 기막히게 멋지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만큼 그런 것은
아닐 지라도 열매맺는 삶일 수는 있다.
우리가 사는 '시간'의 의미란 계속적으로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는가 없는가에
있지 않고, 우리가 죽어 없어져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할 것도 없을 바로 그 때에
어떤 열매를 맺을 것인가에 있다.
'함(doing)'에서 '있음(being)'에로 물음의 초점을 바꾸 어 가는 것, 그것이 열매맺는
삶의 관건이다
-헨리 나우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