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 추구의 걸림돌, 과도한 인간중심주의와 실천적 상대주의

2023. 2. 4. 오전 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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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복음화 사명의 도구인 사회교리:사회생활의 근본 가치들 ③


진리 추구의 걸림돌, 과도한 인간중심주의와 실천적 상대주의



사람은 저마다 처지가 다른데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에, 오늘날 사회생활에서 

'모두가 따라야 마땅한 진리가 있을까?' 하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물음은 '타인'과 '사회'(인간 공동체)와 ‘창조물’을 향한 우리의 인식과 태도, 

더 나아가 사회의 법과 제도 등을 형성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교회는 모든 인간의 존엄과 보편적 공동선을 진리로 제시하며 모든 이를 대화와 

협력으로 초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진리를 추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사회교리는 이 어려움이 '과도한 인간중심주의' '상대주의' '환원주의'에 기인하며, 

이들은 신앙생활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가르칩니다. 


우선, 사회회칙 「찬미받으소서」 제3장에선 '과도한' 또는 '일탈한' 인간중심주의를 

성찰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주체' 의식이 도를 넘어 스스로 '절대적 주인' 또는 '지배자'로 여기게 되면, 

타인과 공동체와 창조물 전체를 자기 소유물로 격하(格下)시키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그리고 자기 뜻에 따라 그 소유물을 이용하고 처분할 절대 권리를 지닌다고 믿게 

됩니다. 

모든 것은 오로지 자기 뜻을 실현하고 욕망을 충족시키는 한에서만 그 가치를 

지니며, 앞으로 쓸모가 없으면 내다 버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회칙의 "제1장 지금 우리 공동의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에서 열거한, 

하늘에서 벌어진 오염과 기후변화, 땅에서 벌어진 자원 문제 특히 물 자원의 부족, 

하늘과 땅 사이의 온갖 생물 종의 멸절, 인간 삶의 질 추락, 공동체의 붕괴, 태연한 

무관심의 세계화, 이 같은 생태 위기(공동 집의 붕괴 위기)의 근저에는 일탈한 

인간중심주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회칙 「모든 형제들」은 선의의 모든 이에게, 혈육 관계(인간의 존엄)와 사회적 우애

(보편적 공동선)를 추구함으로써 세계평화의 길로 나서자는 '대화와 협력의 초대장'인 

한편, 우리 그리스도 신앙인에게는 '하느님의 소환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절대적 진리와 가치를 거부하는 관념적 상대주의에선 인간 존엄의 절대성과 

공동선의 보편성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실천적 상대주의는 사회적 신분, 종교, 인종과 국적, 성, 심지어 거주하는 동네 

같은 조건들을 가치 판단과 진실의 기준으로 채택하여, 공동체 안에 여러 차별과 

배제의 탑을 쌓아 공존과 평화를 어렵게 합니다. 


예를 들어, '자본과 노동'은 사람과 공동체의 살림살이(목적)에 필요한 도구적 가치를 

지닙니다. 

그런데 이를 부정하며, 각각을 절대적 가치와 지위로 삼아 다른 도구들과 양립할 수 

없는 모순 또는 적대 관계에 놓는다면, 이미 우리가 경험했듯이, 한 극단으로는 극심한 

불평등과 차별을 낳는 '자유방임' 시장주의 세계로, 다른 한 극단으로는 인간의 자유와 

창의성을 말살한 '극단적' 사회주의 세계로 치닫게 됩니다. 

최근 장애인, 이주노동자,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여러 차별과 배제의 사회적 병리 

현상에도 이러한 실천적 상대주의의 태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신앙인들의) 실천적 상대주의는 하느님이 계시지 않다는 듯이 행동하고, 사회적 약자가 

없다는 듯이 결정하고, 타인이 없다는 듯이 목표를 세우며,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들이 없다는 듯이 생활하는 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복음의 기쁨」 80항).



-박동호 안드레아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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