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복음화 사명의 도구인 사회교리
사회생활의 근본 가치들 ②
– ‘세계 평화’라는 건물의 기둥 하나, 진리와 정보의 윤리성
지난주에는 시민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 생활에 책임 있게 참여하기 위하여
① 공동체의 상황과 사실들, 제시된 문제의 해결책을 알아야 하고
(정보의 객관성에 대한 권리),
② 그 정보를 전달하는 대중/사회 매체가 여럿이어야 하며(매체의 다원성),
③ 정보와 매체의 활동은 윤리적이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는 '상황과 사실들과 해결책'을 은폐·왜곡·조작하거나, 정보의 매개 수단을 통제·
독점하거나, 그 정보를 아전인수식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존재함을 추정하게 해줍니다.
"정보의 객관성에 대한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 가운데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은 소수의 사람이나 집단들이 조종하고 있는 뉴스 미디어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에 정치 활동과 금융기관과 정보기관들의 유착까지 더해지면, 이는 전체
민주 제도에 위험한 결과를 낳는다"(「간추린 사회교리」 414항).
위 내용은 그 조종과 유착이 반드시 노골적일 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더 세련되고 은밀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7년 이전과 그 이후의 언론 환경을 생각해보면 금세 알 수
있지요.
더 나아가, 정보와 대중/사회 매체 자체는 오늘날처럼 "돈벌이"
"특정 이념, 집단 간의 경쟁과 알력, 사회악" 또는 "특정 이익 집단을 위해"(416항)
이용되거나, 아예 그 자체로 이익 집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회생활에 있어 정보, 대중/사회 매체들의 활동, 관련 체계의 운용은
윤리적이어야 합니다.
교회는, 다른 사회 활동과 마찬가지로, 공동선의 증진과 인간 향상을 그 도덕성의
조건으로 가르칩니다.
다시 말해, 정보, 대중/사회 매체들의 활동, 관련 체계의 운용은 공동체의 여러 분야,
곧 문화·정치·경제·국제 활동 등을 통해 공동선을 달성하는 데 이바지해야 합니다.
정보의 생산과 전달과 소비는 고유한 자율성을 지니면서도, 어디까지나 사회생활의
목적인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런데 그 수단이 악용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대중/사회 매체와 관련 체계가 진실보다는 '가짜 뉴스'를, 자유보다는 배제와
억압을, 정의보다는 부조리와 불의를, 연대와 사랑보다는 분열과 대립을 공동체에 퍼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정보, 대중/사회 매체들의 활동, 관련 체계의 운용은 인간의 향상, 곧 정신적 성숙,
인간 존엄의 인식, 타인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 문화적 차이의 존중 등의 태도를
도모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중/사회 매체와 관련 체계가 때로는 시민들을 배타적인 이념으로 끌어들여
특정 집단의 경제적 이익이나 정치적 권력 획득에 몰입하게 하거나, 타인을 쓰러뜨려야
할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를 거추장스러운 짐으로 여기게 하거나, 편협한 국가(민족)
주의에 열광케 할 수도 있습니다(「간추린 사회교리」 414-416항 참조).
-박동호 안드레아 신부 서울대교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