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1일 (백) 부활 제2주일 곧, 하느님의 자비 주일
오늘 전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대희년인 2000년 부활 제2주일에,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신심이 대단하였던 폴란드 출신의 파우스티나 수녀를
시성하였다.
그 자리에서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특별히 하느님의 자비를 기릴 것을
당부하였다.
이에 따라 교회는 2001년부터 해마다 부활 제2주일을'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내며,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구원해 주신
하느님의 크나큰 자비에 감사드린다.
말씀의 초대
신자들의 공동체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제1독서).
요한 사도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모두 세상을 이긴다고 한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를 비시고,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던
토마스에게도 나타나시어 의심을 버리고 믿으라고 하신다(복음).
오늘의 묵상
진나라 환온이 촉을 정벌하려고 군사들과 함께 배를 타고 가던 중에 양쯔강의
삼협이라는 곳을 지났습니다.
그곳을 지나면서 한 병사가 새끼 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 왔는데, 그 어미 원숭이가
환온이 탄 배를 쫓아 백여 리를 슬피 울며 뒤따라오는 것이었습니다.
배를 강기슭에 대자 어미 원숭이가 몸을 날려 배 위로 뛰어올랐지만 오르자마자
죽고 말았답니다.
병사들이 하도 이상하여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토록 창자가 끊어질 만큼 자식을 잃은 슬픔이 컸던 것입니다.
오늘은 하느님의 자비 주일입니다.
'자비’는 ‘크게 사랑하고 가엾게 여김'으로, 성경에서는 '가엾이 여기다'로 자주
표현됩니다.
'가엾이 여기다'는 그리스어로 '스플랑크니조마이'인데, 오장육부, 곧 창자 등을
뜻하는 단어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그래서 자비는 '애끊는 마음', '단장의 슬픔'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자비의 마음을 아주 잘 나타내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에서,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된 사람을 보고 가던
길을 멈추고 그를 살피는 사마리아인의 마음입니다(루카 10,33 참조).
또 되찾은 아들의 이야기에서, 유산을 다 탕진해 버리고 굶어 죽게 되어 힘없이
돌아오는 작은아들을 멀리서 발견하고는 한숨에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 맞추는 아버지의 마음입니다(루카 15,20 참조).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칙서 「자비의 얼굴」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과 행동, 당신의 온 인격으로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드러내십니다. …… 자비는 하느님과 사람을 이어 주는 길이 되어 우리가
죄인임에도 영원히 사랑받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해 줍니다. ……
우리가 먼저 자비를 입었으므로, 우리도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 ……
주님께서는 무엇보다도 심판하지 말고, 단죄하지 말라고 ……
용서하고 자신을 내어 주라고 요청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마태 5,7).
-매일미사 (서철 바오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