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8일 (홍)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오늘 전례
성주간의 첫째 날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신비를 완성하시려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오늘 성지(聖枝) 축복과 행렬을 거행하면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영광스럽게 기념하는 한편, ‘주님의 수난기’를 통하여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장엄하게 선포한다.
성지를 들고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영하는 것은 4세기 무렵부터
거행되어 10세기 이후에 널리 전파되었다.
말씀의 초대
이사야 예언자는, 주님의 종은 모욕과 수모를 받지 않으려고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다고 한다(제2독서).
마르코가 전하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이다(복음).
감사송
<주님 수난 감사송 3 : 주님의 수난(성지 주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죄 없으신 그리스도께서는
저희 죄인을 위하여 수난하시고 부당하게 단죄를 받으셨으며
십자가의 죽음으로 죄를 씻으시고 부활하시어
저희를 구원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오늘의 묵상
영화를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 적이 있습니다. 남은 가족들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들을 그리워하면서 겪는 그리움과 갈등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입니다.
제가 비슷한 체험을 하였거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가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나와 직접 관계 없는 이야기에 감동을 받고
함께 눈물지었던 이유는 ‘공감’입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나의 아픔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나 드라마를 보며 공감하거나 감동하여
함께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사랑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한 편의 드라마를 보게 됩니다.
그 드라마는 이천 년 전 예루살렘에서 예수님께서 수난을 겪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서 돌아가시고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전례 안에서 그 이야기를 재현합니다.
그때의 사건을, 그때의 시간을 지금 이곳에서 예수님과 함께 재현하며
우리도 거기에 참여합니다.
함께 분노하고 울고 감동하려면 이 이야기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야 합니다.
아니, 자신은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누구입니까? 죄 없는 이를 죽이는 이스라엘의
지도자입니까?
아니면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보며 환호하다가 빌라도 앞에서
죽이라고 외치고 있는 군중입니까?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 자신의 안위를 위하여 도망치던 제자들입니까?
아니면 은전 삼십 냥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죽음 앞에서도 계속 예수님을 따라갔던 예루살렘의
여자들입니까?
주님의 수난기를 함께 읽으며 외쳤던 우리의 목소리를 기억하면서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봅시다.
-매일미사 (최종훈 토마스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