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을 다하고 살면 할 일을 다 하지 못한다."
세상에는 침묵과 관련된 좋을 글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할 말을 다하고 살면 할 일을 다 하지 못한다.'는 표현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
살면서 때로는 참고 침묵해야 합니다.
이는 악의 씨앗을 잠재우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전화통화를 하다가 상대방과 감정이 격앙되고 목소리가 높아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한마디를 못하고 통화가 끊어지면 몹시 억울합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하고, 목소리를 또 높입니다.
그것도 안 되면 그 사람에게 찾아가기도 합니다.
또 억울해서 밤새 잠을 못 이룰 때도 있습니다.
왜 우리는 그렇게 내 주장과 말에 목숨까지 걸고 싶을까요?
왜 우리는 남을 판단할까요? 또 왜 우리는 침묵하지 못할까요?
침묵 안에는 참 많은 것이 담깁니다.
물론 그 침묵 안에 거짓을 묵인하는 것은 옳지 못하겠죠.
옳은 일을 하다가박해를 받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위대한 침묵에 있었습니다.
그들은 침묵 안에 수많은 것, 곧 하느님의 뜻을 담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수난기에서 예수님도 의회의 심문에 침묵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침묵 안에 참으로 많은 것을 담고자 하셨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침묵은 예수님을 반대하는 인간들에게는 의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사람이 메시아라면 왜 자신을 변호하지 않는 것인가?',
.자신의 죄를 인정한다는 것인가?'
오늘 예수님의 수난과 위대한 침묵에는 비장함이 담겨있습니다.
하느님의 인간을 향한 사랑은 그렇게 많은 말이 필
요해 보이지 않습니다.
'사랑하기에 목숨을 바치는 것',
그것이 부활이라는 엄청난 사건을 준비하시며 침묵하신 예수님의
선택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침묵으로 악과 맞서 싸우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침묵으로 드러내시고 순종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침묵을 묵상하며 다시 한번 떠올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할 말을 다하고 살면 할 일을 다 하지 못한다."
-김민호 프란치스코하비에르 신부(안식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