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되고 싶다

2016. 4. 28. 오전 6: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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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이 되고 싶다

     

     

    오늘은 부활 제4주일이자 성소 주일입니다. 부활의 은총을 충만히 받는 이때, 우리를 당신의 도구로 부르시는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의 의미를 알아듣기 위해 노력하는 것 (요한10,27-30 참조)이 진정한 부활의 삶을 사는 신앙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시(詩) 중에 김춘수(1922-2004)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이 시를 읽으면서 가만히 묵상하다보면, 하느님께서 나를 불러주시지 않았다면 과연 나는 이렇게 좋은 신앙을 가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신앙에 대해서 얼마나 감사하게 여기고 있는지, 다른 어떤 신이 아닌 하느님을 알게 해 주신 이 신앙을 소중하게 여기고, 가치 있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게 됩니다. 살다보면 이 세상에서 나를 인정해 주고 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존재를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게 됩니다. 부족한 것이 많고, 내세울 것도 없는 나를 누군가 쓸모 있고, 필요한 존재라고 여겨 불러준다면 그것만큼 기쁘고 행복한 일은 없을 것이며, 분명 그러한 상황이라면 난 엄청난 노력과 열정으로 그 부름에 대한 보답을 쏟아낼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불러주셨습니다. 아무 능력도 없고, 가진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그러한 나를 당신의 자녀로, 제자로 부르셔서 나만의 빛깔과 향기를 지니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나의 생각을 아시고, 나를 당신의 도구로 삼아 그러한 나의 소망을 실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나를 의미 있는 존재로 불러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하지 못하고, 하느님의 부름에 응답하지 못한 채 닫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내 현실이라면 하루빨리 이 어둠에서 벗어나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활해야 하겠습니다. 한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이석재 (안드레아) 신부(안법고등학교 교목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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