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7일 (녹) 연중 제5주일
오늘은 연중 제5주일입니다.
당신에 관한 진리를 세상이 깨닫게 하시고자 예언자들과 사도들을 부르셨던
하느님께서, 오늘은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십니다.
이 미사를 통하여 우리를 변화시키시어 당신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게 하여
주시기를 청하면서, 주님의 초대에 정성껏 귀를 기울입시다.
독서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 6,1-2ㄱ.3-8
<우리 모두 이렇게 선포하고 있으며 여러분도 이렇게 믿게 되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15,1-11<또는 15,3-8.11>
복음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11
성전에서 주님의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은 이사야는,
거룩하신 하느님을 뵙고 자신의 부당함을 고백한다.
하느님께서 그를 정화시키시어 그의 입에 당신 말씀을 담아 주시자,
이사야는 그 부르심에 응답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도 자신이 교회를 박해하던 사람으로서 사도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시어 그를 복음 선포의
도구가 되게 하신다.
이 모든 일은 하느님의 은총으로 이루어진 것이다(제2독서).
시몬 베드로는 고기잡이 기적을 보고 예수님께 떠나 주시기를 청한다.
예수님의 권능 앞에서 자신의 죄스러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제자로 부르신다(복음).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아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으로 첫 출근을 하던 아침을
기억하십니까?
그날 하루는 기쁨과 감사가 넘쳐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마음이 얼마만큼 남아 있습니까?
사제 서품 후 첫 미사 때, 새 사제들의 인사말 내용을 살펴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이 있습니다.
그것은 "부족한 저를 불러 주셔서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감사 인사입니다.
진솔한 표현이기에 잔잔한 전율도 전해 오지만, 이런 인사를 들을 때마다,
저 마음만 잃지 않으면 충분하리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런데 5년, 10년, 20년이 지났을 때에는, 과연 어떨까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예언자들과 사도들은 자신들의 부족함을 정말로
깨달았습니다.
이사야는 가까이할 수도, 범접할 수도 없이 거룩하신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죄스러움을 느꼈고, 바오로 사도는 박해자였던 자신의 과오를 명백히 알고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을 보고는 자신이 그분과 함께하기에
부당하다고 느꼈습니다.
이들은 모두, 나같이 능력 있는 사람이 일을 도와 드리고 있으니 하느님께서
나에게 고마워하셔야 한다거나 내가 도와준 사람들이 나에게 보답해야 한다고는
감히 생각하지도, 생각할 수도 없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대로, 자신들이 무엇인가 할 수 있었다면 그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한 것"임을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잘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당신의 제자로 삼으시거나
가까이하지 않으시고 칠삭둥이라고 자처하는 겸손한 이들을 찾으시는
모양입니다.
오늘날 복음 선포자에게 가장 절실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베드로 사도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온전히 신뢰하면서 의탁하는 겸손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매일미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