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설다운 소설을 만났습니다.
소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 (황순원 작품 같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생명을 갖고 있습니다. 공감력 100%...
어린시절이 그대로 살아나는 느낌이랄까요?
휴전선 부근 마을 "설마리"로 전학을 간 중학교1학년 권순민...
엄마를 일찍 하늘나라로 보낸 순민... 아빠는 베트남에 계시고...
그런 순민이가 외할아버지 댁으로 내려가 살기시작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이야기입니다.
166쪽 환하게 웃는 평화로운 얼굴...
나는 우물처럼 깊은 그이의 눈빛을 보고 기쁨에 몸을 떨었다.
그 얼굴을 다시 보고 싶었다. 반딧불이 핑퐁을 멈출 수 없었다.
마음을 집중하는 한 반딧불이 핑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가슴 깊은 데서 기쁨이 차올랐다.
172쪽 "누구나 자기 안에 왕국이 있지. 누구나 그 왕국을 마음대로 다스릴 수 있어.
다스리기에 따라 천국이 될 수도 있고 지옥이 될 수도 있다."
173쪽 내가 두려워하는 무덤과 죽음이 있는 곳으로 나를 내던졌다.
그러자 나를 가두었던 두려움의 창살들이 부서져 나갔다.
그제야 나는 진정 엄마 품에 안긴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제는 다른 것들에도 나를 아낌없이 내던지고 깊이 빠져 볼 참이다.
읽은 소감: 순민이가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부분에서 눈을 감고
조용히 침묵하고 싶어집니다.
엄마 무덤에서 어둑한 저녁을 맞으며 두려움을 극복해가는 순민이를 보며
문득 중학교시절 엄마의 죽음을 극복하려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엄마는 지금도 마음속에 살아 있는데 그때는 그것을 몰랐었지요.
엄마아빠와 함께 살지 않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얻게 되기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