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이 가득한 책장

2017. 2. 4. 오전 9:53:26

글자

<레몬이 가득한 책장> 조 코터릴;라임(2016)

                                                                                                                           김미경 데레사

1. 독후감 : “담장을 뛰어 넘게 도운 우정

칼립소와 메이의 우정은 전체 이야기를 꿰뚫고 있는 하나의 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 책은 단순히 여중생의 우정 이야기를 말하려고 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아내를 병으로 잃은 남자가 세상과 문을 닫고 딸과의 소통까지 닫아버린 채 얼마나 비극적으로 변해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열네 살의 딸 칼립소가 아끼던 엄마의 책들이 모두 창고로 들어가고 그 책장에 레몬이 가득 차면서부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려줍니다. 칼립소는 그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고 케이는 그런 친구를 다독여주고 교장 선생님과 메이 가족은 칼립소 가족을 구해 줄 방도를 찾습니다. 그 방법이 영국의 보편복지와 관련되어 있긴 하지만 그 이면에 작용하고 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본적인 돌봄과 관심 그리고 사랑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칼립소는 메이를 만나서 책 속의 세계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책 속의 세계도 성장기에 필요하지만 사람간의 관계는 훨씬 더 값지고 풍부한 성장담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변에 지금 이 순간에도 책을 벗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관계를 미루고 책 안에서 혹은 책으로 대신 되는 SNS에서 위로를 구하는 청소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낸 청소년이라면 간접적인 소통을 던져 버리고 직접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슬픔을 벗어던져 버리며 솔직하게 자신의 삶의 복판으로 달려갈 거라고 믿습니다. 그럴 때 비로소 성장은 균형 있게 성장할 것이고 사회의 훌륭한 재원이 될 것입니다.

 

2. 서평 : “내면의 힘을 뛰어 넘는 관계

<레몬이 가득한 책장>은 영국 작가 조 코터릴의 청소년 소설입니다. 2016년 라임 출판사를 통해 나왔으며 청소년 소설답게 주인공 칼립소도 열네 살입니다. 병으로 엄마를 잃고 책에 묻혀버린 칼립소와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빠를 우정과 관심으로 이 세상에 나오게 만드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부분은 칼립소와 메이의 우정을 그리고 있고 중간 부분에 아빠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낀 칼립소가 갈등하면서 메이와 학교 선생님의 관심이 커집니다. 칼립소와 그의 아빠를 어떻게 구원으로 이끌게 되는지 독자라면 굉장히 궁금해 할 것입니다.

이 작품은 일상의 소소함을 자세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섬세한 심리를 대화와 행동으로 잘 보여주고 있어서 마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놀라운 사건을 기대한다거나 격한 움직임을 바란다면 이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오히려 캐릭터의 갈등 이면의 심리를 독자들에게 커다란 슬픔을 동반하여 알려줍니다. 예민한 독자라면 뒤로 갈수록 그 슬픔을 이겨내기 힘들만큼 캐릭터에 몰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칼립소와 메이의 우정은 흔히 보는 소녀의 우정보다 조금 더 강도가 높습니다. 직접 읽어 보시면 아실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 주변에 이러한 우정이 존재하고 있는지 돌아볼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내면의 힘은 다른 사람들한테 받는 거다.”(p.182) “나는 이제 손을 잡아줄 사람이 있으면 그 길을 더 근사하게 또 쉽게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p.199)고 말하는 칼립소의 말은 작품을 떠받쳐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몬이 가득한 책장>은 우정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이나 사별의 아픔을 극복해 가고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책 속에 깊이 빠져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피하려 하는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있다면 필독하시기를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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