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달고 살아남기(최영희)

2016. 2. 9. 오전 3: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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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꽃 달고 살아남기(최영희 지음;창비;2015)

등장인물: 박진아, 꽃년이, 인애, 물리, 신우, 진아 엄마, 감진 마을 사람들 등

스토리: 누군가 갓난 아이를 강분년, 박도일 부부 대문 앞에 두고 갔는데 그 아이가 성장하여 엄마를 찾아내는 과정이다. 아이 이름이 박진아, 진아 생모는 꽃년이, 둘 모두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다. 진아가 만들어 낸 환상의 인물이 신우, 진아의 친구 인애, 무조건 도와주는 고교선생 물리, 물리는 캐롤이라는 가상 캐릭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진아를 이해한다. 어쩌다 인애가 현암독서실 총무와 일이 벌어진 후 인애와 물리와 진아는 뭉친다. 그리고 진아의 생모를 찾는 데도 셋은 뭉친다. 결국 진정한 자신을 만나고 껍데기 세상을 극복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야기다. 창비청소년문학상 받은 작품들은 놀랍게도 이야기들이 많이 닮아 있다.

  이 작품도 눈에 안 보이는 인물 이야기인 고전 설화 한 부분을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생모를 찾아나선다는 스토리라인은 있지만 그 안에는 자신만의 세계를 갖는 것과 자신을 세상에 개방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적 자아가 보인다. 기대를 하고 읽은 건 아니지만.....정말 씩씩한 영혼이 어떻게 이렇게 아픈 이야기를 써 냈을 지 소름이 돋는다. 주변에 정신분열을 앓는 대학 동기가 있었는데 그녀와 대화를 길게 하면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작품 안에서는 그런 친구를 회피하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해하고 극복할 길을 같이 찾아가는  우정이 새로웠다.

  눈에 안 보이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람은 눈에 안 보이지만 환상의 인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 그 환상은 우리 안에도 늘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보통 사람들 안에는 자신이 만들어 낸 환상의 존재가 동행하고 있어서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수위가 낮아서 그렇지...망상, 허상은 허망하지만 환상은 창작력을 키울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다만 환상이 진실을 가리거나 착각하면 안 될 것 같다. 환상은 문학적 상상력을 길러주거나 현실의 안 보이는 면을 볼 수 있게 해준다는 긍정적인 면을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와닿은 구절 모음>

전에 내가 만들었던 찰흙 인형들을 인생 곳곳으로 파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프라하의 유대인 랍비 뢰브가 만들었다는 점토 인형 골렘처럼, 내 찰흙 인형들도 우둑우둑 살아나 날 좀 도와주면 좋겠다.(59쪽)
아무도 예상치 못한 1%의 진실이 나타날지, 진실은 늘 세상 바깥에, 사람들의 생각 바깥에 있다. 더 트루쓰 이즈 아둣 데얼(111쪽)

그날 장터에 두고 온 건 인애가 아니라 인애로 대변되는 나의 세상이었다(132쪽)

있어야 할 사람이 사라진 자리, 나는 그게 뭔지 이미 알고 있다. 나이 많은 엄마와 소통이 안 될 때,

친구들의 젊은 엄마 아빠를 볼 때 나는 그 자리를 생각했다. 종이 인형을 오려 낸 자국 같기도 하고, 스티커를 떼어 낸 자국 같기도 한 누군가의 빈자리, 그 자리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지만 언제부턴가 거기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게 되었다. 누구나 그런 자리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걸 알려준 게 신우였다.(144-1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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