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깔이 있는 현대시교실> 창비.
168쪽 배를 매며 -장석남 지음
아무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등 뒤로 털썩
밧줄이 날아와 나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배는 멀리서부터 닿는다
사랑은,
호젓한 부둣가에 우연히,
별 그럴 일도 없으면서 넋놓고 앉았다가
배가 들어와
던져지는 밧줄을 받는 것
그래서 어찌할 수 없이
배를 매게 되는 것
잔잔한 바닷물 위에
구름과 빛과 시간과 함께
떠 있는 배
배를 매면 구름과 빛과 시간이 함께
매어진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랑이란 그런 것을 처음 아는 것
빛 가운데 배는 울렁이며
온종일 떠 있다
감상) 이 시를 지은 시인의 정서는 늘 시심을 담고 세상을 살아가다가
어느 순간 포착되는 사랑의 정서로 순간에 보이는 모든 것을 소중한 것으로
승화시키는 놀라운 힘을 지닌 것 같아요.^^
빛깔이 있는 현대시 교실(현대시)
2012. 7. 9. 오전 10:44:13
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