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한 잔의 친절
어느 날, 가난한 청년이 이 학교에 수업료를 마련하기 위해 이 집 저 집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물건은 잘 팔리지 않았다. 청년은 몹시 배가 고픈 걸 느끼고 호주머니를 뒤져보았지만 동전 한 개 달랑 나올 뿐이었다.
그는 다음에 찾아간 집에서 음식을 부탁해 보리라고 작정을 했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뀌고 말았다. 문을 연 사람이 아름다운 아가씨로 그만 음식을 구걸할 용기가 사라져버렸다.
그는 음식 대신에 물 한 잔을 청했다. 아가씨는 그가 몹시 굶주려 보이는 걸 알고 큰 잔에 물이 아닌 우유를 가득 담아서 가져다 주었다. 그는 그 우유를 천천히 들이키고 물었다.
“제가 우유 값으로 얼마를 드리면 되죠?”
“아무것도 주실 필요가 없어요. 제 엄마는 친절을 베푸는 대가를 절대 받지 말라고 가르쳐 주셨거든요.”
“그런 인자한 마음으로 절 봐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 일로 인해 청년은 육체적으로 힘이 새로 솟아났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신과 사람에 대한 믿음을 더욱 공고히 다졌다. 사실 그는 지금 하는 일을 포기할 생각을 먹고 있었는데 그 우유 한 잔으로 새롭게 힘을 얻었던 것이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후, 불행히도 그 아가씨는 희귀한 질병에 걸려 생명이 위독한 지경에 이르렀다. 의사들은 그녀의 상태를 보고 난감해 하다가 큰 도시로 보내어 전문의들의 진단을 받아보길 권했다.
그때 하워드 켈리 박사는 그 새로운 환자를 보고, 맡아줄 수 있을지 판단해 달라는 요청을 병원으로부터 받았다. 그는 그녀가 사는 도시의 이름을 듣더니 만사를 제쳐두고 그녀의 병실로 달려갔다. 그리고 의사의 복장 차림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 아가씨를 알아본 청년은 그때부터 온 정성을 다해 그녀를 치료했다.
오랜 시간, 기나긴 사투 끝에 그가 병마에서 승리를 얻어낸 후, 병원 원무실에선 완쾌한 환자에 대한 청구서를 발급하여 마지막 승인을 받기 위해 박사에게 제출했다. 그는 청구서를 받아 들고 종이 가장자리에 무언가를 긁적이고는 그걸 그녀에게 보냈다.
그녀는 청구서를 펼쳐보는 게 두려웠다. 한 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할 어마어마한 액수가 쓰여 있을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청구서를 펼쳐 들었을 때, 종이 가장자리에 적힌 다음과 같은 글이 그녀의 눈길을 끌었다.
우유 한 잔으로 완납됐음.
-하워드 켈리 박사
순간 그녀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당신의 사랑이 인간의 가슴과 손을 통해 나타나는 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