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쌀은 밥솥에 들어가지 전까지만 쌀입니다.
취사 버튼을 누른 이후에는 더 이상 쌀이 아닙니다.
쌀과 밥의 중간쯤에 있다가 뜸을 드리고 나면 완전히 밥이 되어 나오는 것이 쌀의 놀라운 변신입니다.
쌀은 그렇게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일깨워줍니다.
쌀이 밥이 되는 것, 그것은 가족들이 함께 밥을 먹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쌀은 밥솥에 들어가지 전까지는 온전하게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밥이 되었을 때 한 톨 한 톨의 쌀은 덩어리가 되어 서로를 의지하고 있습니다.
단지 물을 붓고 뜨겁게 해주었을 뿐인데 그들 스스로 어두운 밥솥 안에서 어떻게 가족이 되는가를 깨달은 것입니다.
가족이란 그런 것 입니다.
서로 끈끈하게 붙어 있는 것, 어둠 속에서도 함께 있고 밝음 속에서도 함께 있는 것이 가족입니다.
그러고 보면 밥 한 톨 흘리지 못하게 야단치곤 했던 부모님의 뜻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알 법합니다.
밥 한 톨 흘리는 것은 가족을 떼어 놓는 것과 다름 없다는 뜻이었고, 남의 가족도 소중한 줄 알아야 내 가족 소중한 것을 안다는 얘기였을 것입니다.
밥솥을 탓하지 말고, 쌀의 품종을 탓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 모두가 우리의 가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