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용서

2010. 4. 29. 오후 11: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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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어느 수도원 성당 고해소 위에 달려있는 십자가의 예수님은 오른팔이 축 늘어져 있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오래 전 이 고해소에 어느 신자가 와서 엄청난 죄를 고백하였는데,
이때 신부는 다른 죄는 다 용서할 수 있어도 그 죄만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하였다.
바로 그때 고해소 위에 걸려있던 십자가에서 예수님의 오른팔이 움직이면서
그 신자의 죄를 무조건 용서하라는 뜻으로 십자를 그었다고 한다.
그 후부터 이 십자가의 예수님 오른팔이 늘어져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 신문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다.

살인죄를 저지르고도 10년 넘게 잡히지 않고 살아온 자가 자수하였다.
경찰은 그를 의심하지도 않았었는데 스스로 자기 죄를 고백한 것이다.
그가 자수한 것은, 자기가 죽인 할머니의 마지막 기도 때문이었다고 했다.
할머니는 돈을 빼앗고 자기를 죽이려는 강도에게는 뭐라도 한마디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주님께만 "주님, 제가 지금 당신께 갑니다."라고 여러 번 외쳤다고 했다.
할머니의 그 마지막 말이 그 살인자의 마음을 지난 20년간 괴롭히다가
끝내 자수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가 용서하지 않으면 상처 난 마음을 아물게 하기보다는 그 상처를 키우면서 살아가게 된다.
마치 꽃에다 물을 주듯이 상처에다 미움이라는 물을 주고 있는 셈이 되는 것이다.
과거에 받은 상처로 인해서 화를 끓이면서 그 위에다 매일같이 증오심의 물을 주면서
내게 상처 준 그 사람이 내 마음속을 다 차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내 인생의 귀한 시간을 그 미운 사람이 다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움은 악순환이다.
그러면서 나는 벗들이나 가족들에게 피곤한 사람, 늘 불만에 차 있고
까다로운 사람으로 낙인 찍힌다.
 
 
 -송봉모 신부님 글-
 
 
 
요즘 본당의 형제.자매들과 대화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10년 신앙생활을 한 사람이나 30년 신앙생활을 한 사람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을요~~
참으로 서글프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 제 고집과 아집에 사로잡혀서 이기적인 삶을 갖고 있는
서로의 생각을 인정해 주면 안되는지
제 주장만 옳은양
교회안에서만 신앙인이 아닌지
신앙인은 이타적인 삶이 몸에 배어야 하는데...
 
어느새 신앙이 우리에게 멋진 장식이 되어 있는 악세사리가 아닌가 하고요
 
오늘도 이 밤에 성찰을 해 봅니다.
 
 
 
 
 
 
 

댓글 6

  • 2010년 4월 30일 오전 9:12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2010년 4월 30일 오후 10:03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10년 4월 30일 오후 11:14

    벼가익으면 고개를 숙이고, 겸손이 그사람의 아름다운 내면을 말해주듯이. 커피한잔 앞에놓고 언니랑 나누었던 얘기들을 가지고 묵상을 해봅니다. 저로하여금 곁에 있는 사람들이 상처 받지 않았는지,남들에게 내자신을 몇겹으로 포장하여 곱게만 비추어지려하지 않았는지를요... 언니~ 좋은 글, 그리고 늘 사랑을 나누어 주어서 감사해요..^^*

  • 2010년 4월 30일 오후 11:26

    소피아 내면에 있는 소리들을 자꾸자꾸 들어야 할 것 같애. 그렇지 않으면 매일 매일 시끄러움이 내 안에서 바글바글 끓어 오른다? 여기서 툭, 저기서 툭 조용히 머물러 있으면서 들어야지 마음의 소리를... 그러다보면 자꾸 사람들 사이에 섞이는게 싫어지기도 하지. 언제쯤 우린 주제파악을 잘 할 수 있을까?

  • 2010년 5월 1일 오후 3:54

    4월의 추위를 무거운옷으로 감싸고~막내동생과 엄마랑 본 "친정엄마"영화가 떠오릅니다.정말 소중한 것이 나를 얼마나 많이 감싸고 있는지... 단 한번 뿐인 1회용 인생!모든게 기쁨으로,용서와 화해 만으로도 부족한 시간. 열심히 살렵니다...

  • 2010년 5월 3일 오전 11:45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보면서 주님의 목소리를 알아 듣는자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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