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한다는 것 - 조미희

2009. 2. 21. 오전 6:41:52

글자

기억한다는 것

                            조 미 희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스스로를 사랑하며 살고 있다는 좋은 까닭입니다
길을 걸으며 길을 내고
사람 안에서 사람이 되어가는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그 당당한 외로움만으로도 값진
끝내 닿지 않아도 좋을 항구입니다

일상의 분분함을 단절하고
뒤늦은 깨우침에 아파하며
영혼의 밭을 일구고 돌아오는 새벽입니다
내 기억을 다스리는 그대로 인해
표류하는 열정을 침묵으로 삭혀
현존으로 잔을 채워가는 그대 안의 충만입니다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서로에게 동아줄 든든히 매는 일입니다
기억은
존재함이 자라는 토양입니다

 

 
 
흐르는 음악은 『남택상의 강가의 노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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