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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 오늘도 악의 신비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사순 시기가 깊어 갈수록 우리가 듣는 주님의 말씀은
악이 얼마나 집요하고 잔인하게 하느님의 사람들과 창조물들을
파괴하려고 하는지 실감하게 합니다. 더 나아가 하느님의
계획마저도 망가뜨리려고 애쓴다는 데 전율하게 됩니다.
오늘 독서에 나타난 예레미야 예언자의 고백이나 성주간에 들을
이사야서의 '주님의 종'의 노래를 통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 수난기의 유다의 배신과 민족의
지도층 세력의 모습에서 악의 신비가 절정에 다다른 순간을 만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악의 신비가 육신의 모습을 지니고
나타난 것을 성경에서만이 아니라 역사와 지금
이 시대의 사건들 속에서도 만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역사 속의 비극들과 오늘 우리 가운데 나타나는
불의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은 악의 신비에 대한
무게를 고스란히 느끼는 데 참으로 중요합니다.
신경림 시인은 최근 그의 시집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신발을 보고서 이러한 시적인 단상을 적었습니다.
"학살당한 사람들의 수천수만 켤레 신발들이
쌓여 웅성웅성 떠들고 있다./
크기도 모양도 재질도 제각각이다./
양심이니 평화니 반전이니 우애니/
이 신발들은 이런 것들을 가르친다지만/
어쩌면 이 신발들은 묻고 있을지 모른다/
하느님은 지금/ 어데서 어떤 눈으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계시는가."
악의 신비에 눈을 감지 않으려 하는 자세야말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이라는 헤아릴 길 없는 신비의 문턱에서
먼저 지녀야 할 마음가짐이라고 거듭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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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매일 미사-
♬ O Domine Jesu Chris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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