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의 내용을 사도들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날 예수님께서 산에 오르시더니 밤새워 기도하셨습니다.
그다음 날 많은 제자들을 불러 세우신 뒤,
그 가운데에서 열둘만 뽑으시어 ‘사도’로 임명하셨습니다.
이렇게 뽑힌 사도들은 얼마나 흥분되었겠습니까?
‘다른 제자들보다 그다지 잘난 것도 없는데 왜 하필 나를 뽑으셨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을 것이고, 영광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의기양양해진 사도들은 평지에 내려와서 더욱 흥분했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몰려왔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질병을 고쳐 주시고,
더러운 영들도 쫓아내셨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열둘은 ‘사도’라는 자리에 오른 만큼,
예수님의 이러한 놀라운 능력을 전수받을 것이라 기대했을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이 능력으로 무언가 큰일을 하시면
그 일의 결과를 자기들도 함께 누릴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들의 삶은 그들의 인간적인 흥분과 기대와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삼 년 동안 지내면서 집도 없이 살아야 했고,
결국 스승님의 죽음을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을 목격한 뒤에는 성령의 능력에
힘입어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사도들이 애당초 가졌던 기대와 실제의 삶은 아주 다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불행해진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하느님께서 뜻하신 삶을 그대로 산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인 때의 생각과 실제의 삶은 차이가 많을 것입니다.
사제들의 서품이나 수도자들의 서원 또한 받기 전과 실제의 삶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도들처럼, 우리도 기대와는 다르게 전개되는 삶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 담긴 주님의 뜻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