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독수리가 둥지에서 알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비바람이 몰아쳐 그 알이 떨어져 굴렀습니다.
다행히 그 알은 아랫집의 닭장 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있던 닭은 이 알이
자기의 달걀인 줄 알고 품어 마침내 새끼를 깠습니다.
다른 모든 닭도 그 독수리 새끼를 닭으로 알았습니다.
그러니 이 독수리도 자기를 닭으로 착각하며 자랐습니다.
어느 날 하늘을 날고 있던 독수리가 닭장에서
닭들과 어울리고 있는 그 독수리를 보았습니다.
어처구니없던 독수리는 그에게 내려와 말했습니다.
“너 지금 여기서 뭐하니? 왜 하늘에서 날지도 않고
여기서 모이나 먹고 있니?” 닭장의 독수리가 말했습니다.
“무슨 말이야? 나는 하늘을 날지 못하는 닭인데?”
“뭐, 닭이라고? 아니야. 잘 봐! 네 날개랑 내 날개가 비슷하잖아.
나처럼 너에게는 큰 부리와 날카로운 발톱도 있어. 너는 독수리야.”
그러자 닭으로 살아온 독수리가 말했습니다.
“아니야. 나는 닭이야. 이곳 닭장에서 태어났고,
여기서 모이를 먹으면서 자라 왔단 말이야.
그러니 저 닭처럼 나도 날지 못하는 거야.”
결국 독수리는 그를 설득하지 못하고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닭인 줄 아는 독수리는 끝까지 닭으로 살다가 죽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주인이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습니다.
그런데 첫 해에도, 둘째 해에도, 셋째 해에도 열매를 맺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잘라 버리려고 합니다.
우리 자신이 바로 무화과나무입니다.
아직 잘리지 않은 무화과나무인 것입니다.
아직 잘리지 않았다는 것은 그래도 아직까지는 열매를 맺어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럼에도 ‘나에게는 그러한 꿈과 사명이 없다.’고
여긴다면, 어리석은 독수리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