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일 권 제 이 십 장
그러하와도 주여, 설사 나를 어린이로만 버려두셨대도 당신께 감사드리나이다. 우주를 창조하시고 섭리하시는 지극히 높으시고 좋으신 하느님이여!
그때라도 나는 존재하는 것이었고, 생활하고 감각하고, 그리고 그로 좇아 내가 있게 된 현의(玄義)스런 “하나이심”의 자취—나 자신의 안전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내성(內省)으로써 오롯한 내 감각들을 지키고, 자질구레한 일들로 생기는 잔생각들에도 진지함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속기 싫어하는 성미에 기억력은 초롱초롱하고, 말씨도 다듬어졌습니다. 우정에 부드럽고, 비애와 비굴과 무지를 멀리했습니다.
나 같은 놈이 그랬다는 것이 놀랍고 기림직한 일이 아니겠사옵니까. 그러하오나 이 모든 것이 내 하느님이 베풀어주신 것이요, 내가 나에게 준 것이 아니온즉, 다 좋은 일이요, 그 모두가 곧 나 (역주: 현대사상가들의 비위에 맞는 구절이다)이었습니다. 그런즉 나를 내신 분이 좋으시고, 그 바로 나의 좋으심이니 내 어릴 때의 온 가지 좋은 일을 들어 그를 찬미하옵니다.
그때 내가 죄를 짓기는 즐기기와 놀기와 참스런 것을 그분 아닌 그의 피조물과 나와 및 여남은 것들에서 찾은 때문이었고 (역주: 죄란 결국 딴 데에서 아구스띤이 말하듯 “하느님을 떠나 피조물로 돌이킴”이다.), 그로 말미암아 슬픔과 어지러움과 그릇됨으로 굴러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 감미, 내 보람, 내 미쁨이신 하느님이여, 당신의 선물을 위하여 감사드리오니, 나로 하여금 당신이 주신 것들을 지니게 하소서. 이로써 당신은 나를 지니시고, 주신 바 모든 것은 더욱 불고 오롯하게 되오리다. 그리하여 나는 당신과 함께 있으오리니 내가 있는 것조차 당신이 주셨음이니이다. (제일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