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제일권 제십육장

2005. 8. 7. 오전 12:56:54

글자

제 일 권  제 십 육 장

 

아으, 즈기여운지고 인간 속습의 흐름이여! 너에게 항거할 이 그 누구며 너 마를 날이 언제이겠느냐?

 

나무(십자가) (역주: 천국의 포구에 닿기까지 인생의 바다를 건너는 배가 곧 십자가의 나무.)에 오른 사람들조차 건너기 힘들려든, 너 언제까지 이 무서운 허허바다로 에와의 자손들을 떠밀 것이냐. 내가 벼락치고 간음하는 유삐뗄(역주: 원래는 희랍의 신 제우스, 천계의 왕. 신들의 으뜸으로서 하늘의 위력을 가지고, 조화를 부리는가 하면 몹시 음란하여 여신들 뿐 아니라, 인간계의 여자들까지 범한다는 자, 무력으로 희랍을 정복한 로마인들은 도리어 희랍의 문물을 받아들인 나머지 저기의 제우스가 여기의 유삐뗄이 되었다.)을 읽기는 너로 해서가 아니더냐.

 

도무지 할 수 없는 두 가지 일을 그래도 하였다니 이는 가짜 벼락이 뚜장이 노릇을 하면서 진짜 간음을 본뜨게커롬 권위를 붙여준 것이로다. 망토(역주: 수사학자들이나 법관들이 입던 길고 넓은 옷) 두른 교사들 가운데 그 누구가 같은 직업의 사람이 부르짖던 저 소리, 이것들을 꾸며낸 건 호메루스이다. 그는 사람엣 일들을 신들에게 옮겨씌웠다. 나 같으면 차라리 신들엣 것을 우리한테 옮겨봤겠다(Cic. Tusc. I. 26)를 사심없는 귀로 들어주느냐?

 

그가 꾸며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옳게 말하자면 죄투성이의 인간을 신스럽게 꾸며서 죄가 죄 아니게 여겨지고, 따라서 누가 죄를 짓든 그는 버린 인간이 아닌, 도리어 천상의 신들을 본받는 줄로 알게 함이었다.

 

그렇건마는 아으 지옥의 강이여, 이 따위를 배우겠다고 사람들의 자식들이 사례금을 가지고 네 안으로 뛰어드누나. 더구나 엄청나기는 이런 일이 드러난 광장에서 사례금 외에 봉급을 결정하는 법 앞에서 되는 일. 그래도 너는 바위를 치며 부르짖는구나. 여기야말로 말을 가르치는 곳, 여기야말로 사물을 납득시키고, 문장을 해석하는 데 없지 못할 웅변술을 터득하는 곳이라고. 과연 거기에 적혀 있는 황금의 비, 무릎, 속임수, 하늘 신전 같은 이런 말들의 의미를 떼렌씨우스(역주: 로마의 희극작가. 그의 고자대감엔 소녀 다나가 아비 때문에 어느 탑 속에 갖혀 있을 때 유삐뗄은 황금의 소낙비로 둔갑을 하고 들어가서 뻬르세우스영웅을 낳게 했다는 얘기가 있음.)가 아니었던들 우리는 몰랐을 것이다. 그는 유삐뗄을 간음의 본보기로 내세우는 한 음탕한 청년을 그렸다. 청년은 한 벽화를 구경한다.

 

그 그림엔 유삐뗄이 다나의 무릎 위에 황금 비를 내리게 하여 속임수로 여인을 꾀어내는 광경이 있었던 것이다.

 

보라, 그가 어떠한 솜씨로 거의 하늘스런 권위를 가지고 자신의 욕정을 불태우게 되었는지. 그는 말하였다.

 

-- 그럼 신이란 누군가?

-- 하늘의 드높은 신전을 소리로 뒤흔드는 분!

-- 그렇다면 나 같은 인간으로 그걸 못할 게 있담?

-- 난 그 짓을 했다. 아주 즐겁게.

 

이 추행을 통하여 그런 언사만 배우는 것이 절대로 절대로 아니다. 그런 말을 통하여 바로 그 추행이 더욱 거침없이 범하여지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탓하는 것은 말이 아니다. 그것은 값지고 골라진 그릇이나 같은 것, 다만 그릇됨의 술일 따름이다.

 

이것을 거기에 담아 거나한 스승들이 우리 앞에 내어놓고, 마시지 않으면 우리를 매질하였던 것이다. 더구나 어느 맑은 판관에게 하소연하는 것조차 용서치 않았던 것이다. 그랬던 것을 나는내 하느님이시여, 당신 앞에선 그 추억도 지금은 위험치 않사옵니다만이런 것을 즐겨 배우고, 가엾게도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이 때문에 나를 싹수가 좋은 아이라 불렀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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