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을 먹고 마셔야

2006. 8. 19. 오후 10:35:55

글자
 

요한 복음 6장 51-58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오늘복음의 핵심 메시지는 아들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지 않으면 생명을 얻지 못한다고 말씀 하십니다  생존에 각박한 현실 속에 내게 주어진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예수님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삶인지를 깊이 묵상해 봅니다

8월10일 백석동에서 마두동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집사람(리디아) 병간호를 위해서 두 집(딸)과 살림을 합쳐야 했기 때문입니다  두 집 살림을 합치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여러 가지 어려움들로 일주일 동안 밤낮으로 정리했지만 끝내지 못하고 지친 상태에서  딸은 일산 병원에서 제왕절개수술로 여자아기를 출산해 입원중이고 리디아는 명지병원 중환자실에 입원중이라 두 병원을 면회 다니기에 분주 합니다  낮 12시에. 오후 5시30분에 두 차례 면회 합니다

리디아가 의식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가족의 따뜻한 음성과 눈빛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초점 없는 눈동자에 담아 쳐다보는 눈길이 밟혀 이사 짐 정리에 바쁘고 힘들지만 면회를 거를 수는 없었습니다 

지상에서 만남의 시간이 제한되어있다는 초조감 때문에 마음이 쫒기고 있음인지!  

여기에 하나를 더해 일곱 살 개구쟁이 손자를 24시간 돌보아야 하고 끼니를 손수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다 찌는 뜻한 무더운 날씨까지 괴롭히니 육십년 넘게 살아온 제가 이렇게 삼중 사중으로 숨 막히는 고통을 당해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닭을 쫓아도 나갈 구멍을 보고 쫓으라 했는데 앞이 보이지 않게 쫓아대니 감당 할 수 없는 마음  어쩔 수 없어 모든 것을 온전히 주님께 맞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먹고 마신다는 것은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다른 이를 위해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희생 즉 지금 현재 겪고 있는 벼랑 끝 환난을 주님 십자가로 받아들이고 수난의 나날을 잘 견디어 소화해 냄으로써 영육간의 일치를 이루어 생명을 유지 할 수 있음이 아닌가 합니다

도둑같이 쳐들어온 환난을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에서 위로받고 창에 찔려 흘러내리는 피의 아픔을 끈기와 인내로  쓴잔을 삼키며 희미한 미래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살아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아   맨





댓글 3

  • 2006년 8월 20일 오전 1:16

    너무 길어 이젠 익숙해져버린 형님의 고통과, 이젠 당연시 되어버린 형님의 꿋꿋함이 이 글에서 새롭게 살아납니다. 특별하고 긴 고통을 복음묵상을 통해 승화시켜 나가시는 모습을 존경합니다. 힘내세요!

  • 2006년 8월 23일 오후 6:02

    7살 개구쟁이 손자가 무슨 근심을 알아주랴, 리디아 형수님으로 인한 고통을 감히 어찌 헤아릴 수 있을 까요 ? 그런 속에서도 견디시는 형님의 모습을 생각하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하느님 은총을 충만히 베풀어 주소서

  • 2006년 8월 25일 오전 9:12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건강하세요, 형제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