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경에 이제 한 달이 넘은 조카가 선천성 담도 폐쇄증일지도 모른다는 의사진단에, 기도를 부탁드렸던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정말 좋으신 주님께서 저희 가족에게 베풀어 주신 은총에 대해,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는, 아니 나누어야한다는 의무감마저 드는 체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동네 종합병원에서는 잠시 호전되었던 조카는 퇴원을 했지만 다시 악화되어 서울대학교 종합병원까지 가게 되었지만, 동네 종합병원에서 선천성담도폐쇄증은 아니라는 외과의사의 말에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선천성담도폐쇄증은 주로 유아, 소아에게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간에서 나오는 담즙을 배출하는 담도라는 관이 없거나, 있어도 막혀있는 병으로 담도가 막혀있을 경우 수술을 한다고 해도 2세이전의 사망율이 매우 높은 병이라고 합니다.)
그냥 바이러스 간염일 것이라는 의사말에 안심했던 것이죠. 그런데, 검사결과를 보러 다시 서울대병원을 갔던 날, 즉시 응급실에라도 있어야 한다며 의사는 입원을 서둘렀습니다. 입원 후 3일만에 다시 '선천성 담도 폐쇄증'일 수 있다며 수술 날을 잡았습니다. 바로 4월 11일, 이번 월요일이 수술하는 날이었습니다.
다시 청천벽력같은 소리에 수술해야한다는 날부터 제가 아는 모든 기도하는 이들에게 기도를 부탁드리고, 눈물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조카를 위한 생미사도 성당에 부탁드리면서...
그런데, 이번에 드리는 기도는 지난 번의 기도와는 달리 전혀 주님에 대한 원망의 마음도 들지 않더군요. 사실 처음에 조카가 큰 병일 지도 모른다고(거의 확실하게 그렇다고 주치의는 말했었거든요) 했을 때는 화도 나고, 주님께 대한 원망의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저 살려달라고만 기도드리게 되더라구요.
주님께서 저희 가족에게 베풀어주신 은총은 이미 시작되었겠지만, 저희 가족이 가시적으로 그 크신 은총을 경험하게 된 것은 성당에서 조카를 위한 생미사를 드리고 있을 때 부터였습니다. 조카는 영세도 받질 않았고, 저의 엄마와 조카의 아빠되는 제 남동생은 10년 이상 냉담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생미사를 드리는 그 시간에, 서울대병원 원목실에 계시는 신부님께 조카는 '요셉'이라는 본명으로 영세를 받았고, 남동생도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했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날은 저희 엄마도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셨습니다. 주님, 영광받으소서!!!
그저 감사요, 은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후,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는데, 제 입에서 '조카를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며 기도드리고 있었습니다 .
조카의 수술 날... 예정된 수술 시간보다 빨리 수술실로 조카는 들어갔고, 수술상황을 알리는 전광판을 바라보며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취가 끝나고 수술을 시작한다는 전광판이 들어온 지 몇 분도 안되어 수술이 끝났다는 메세지가 전광판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가족은 수술하지도 못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일거라는 생각에 다리마저 후들거리며 수술실 문앞으로 왔더니, 수술을 집도한 의사선생님께서 담도도 보이고, 답즙도 잘 배출된다며, 담도폐쇄증은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조카는 간 조직검사만 한 채, 수술할 필요가 없는 상태로 무사히 살아났습니다. 주님, 영원히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감사, 감사, 감사드립니다.
조카는 담도 폐쇄증이 아닙니다. 좀 더 정확한 것은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간염의 종류일 거라고 합니다.
정말 좋으신 주님께서는 여기서 멈추질 않으시고, 계속 은총을 부어주고 계십니다. 조카는 오늘 퇴원했습니다. 간염이라고 해도, 적어도 한 두달은 입원해 있어야 할 줄 알았는데... 수술 후 이틀 동안, 주된 증상이던 황달이 급격히 호전되었다는 것입니다.
저희 조카를 위해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또한, 아직도 영육으로 아파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 특히 어린 아기들을 주님께서 더 크신 은총으로 돌봐주시길 간구합니다.
저희 가족을 주님의 품으로 이끄시고자 아픈 조카를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지금도 저희 가족을 비롯하여 냉담자와 주님의 자녀들을 애타게 부르시는 주님! 저희 가족이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은총을 주시어 감사드립니다. 다시는 주님의 손길을 뿌리치지 않도록, 주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나이다.
타고르님의 시 한편을 저희 마음을 대신하여 바칩니다.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위험에 처하여서도 의연하도록 기도하게 해 주소서.
고통을 없이 하여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고통을 극복할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게 해 주소서.
생존의 싸움터에서 동조자를 만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생존의 의지력을 키우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해 주소서.
근심스런 공포에서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자유를 싸워 얻을 인내를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겁장이가 되고싶지 않습니다. 도와 주소서.
순조로운 삶의 성공 속에서만 하느님이 자비하시다고 생각지 말게 하시고
거듭되는 삶의 실패 속에서도 하느님이 내 손을 힘껏 쥐고 계시다고 감사하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