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껍데기에 소주 한잔 할까요?

2007. 2. 9. 오후 7: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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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 돼지껍데기 생각나네"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추운날 더욱 당기는 음식
 
▲ 돼지껍데기는 바깥면부터 굽는다. 그래야 오그라들지 않는다
동장군 너! 사망선고 내릴 참인데 용케도 살아났구나. 어디 겨울이 겨울다웠어야지. 이제야 좀 겨울답네. 이렇듯, 지구 온난화는 여름보다 겨울에 더 실감난다. 뉴스를 보니 올해 얼음 낚시터는 쪽박 차기 일보직전이란다. 과메기는 예년에 비해 판매량이 급감했다.

기상청도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일기예보가 빗나가자 기상청만 나무라는 사람들이 꽤 있나보다. 그게 어디 그들만의 잘못이랴. 지구를 따뜻하게 덥혀 놓은 우리 인간, 나 자신부터 환경에 대해 무관심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볼일이다.

어쨌든, 갑자기 추워지니 체감온도는 더 내려간다. 사실 이게 정상이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날씨 탓에 추위는 배가된다. 추워지면 잘 팔리는 음식들이 있다. 과메기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면 간절히 생각난다. 꽁치 지방질이 추위를 덜 타게 해주기 때문이다. 러시아인들이 보드카와 함께 즐기는 게 청어라고 하니 확실히 추위를 막아주긴 하나보다.

▲ 맛있게 구워진 돼지껍데기
여기 또 있다. 추울 때 당기는 음식, 돼지껍데기. 평소엔 잘 먹지 않지만 요즘은 춥다보니 몸이 원하게 된다. 그래 먹어주자. 몸이 원한다는데, 몇 푼 하지도 않는데 까짓것 못 먹어줄 이유 무엇이랴. 보기에 징글맞다고? 맛이나 봤수? 퍽퍽한 살점은 흉내도 못내는 고소함과 쫀득하게 씹히는 맛. 자고로 개기(고기) 먹을 줄 아는 사람치고 껍질 밝히지 않은 사람 없다. 닭 껍질, 개 껍질 등.

여기서 궁금한 게 있다. 닭은 껍질이고 돼지는 왜 껍데기일까? 먼저 껍질과 껍데기의 차이부터 알아 볼 필요가 있다. 껍질은 속을 감싸고 있는 단단하지 않은 물질이다. 동물이나 과일은 껍질이라 해야 한다.

껍데기는 속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이다. 조개나 호두 같은 건 단단하기 때문에 껍데기다. 그렇다면 돼지는 단단한 건가 단단하지 않은 건가. 살펴보면 답은 나온다. 당연히 돼지껍질이 맞는 말이다.

하지만 돼지껍데기가 하나의 독립된 메뉴가 된 상태에서, 돼지껍질보다는 껍데기라고 해야 더 빈곤해 보이지 않고 먹음직해 보인다. 돼지 껍데기는 비록 잘못된 말이지만 짜장면이나 아구찜처럼 널리 통용되는 실생활언어로 자리 잡았다.

▲ 돼지껍데기는 값도 싸서 주머니 가벼운 맛객에겐 부담 없는 음식이다
돼지껍데기는 겉면을 먼저 충분히 구워야 한다. 그 다음에 안쪽 면을 살짝 구워서 콩가루나 매콤한 고추 다져넣은 양념장에 찍어먹으면 된다. 아니면 굵은소금 달래서 찍어먹으면 더욱 구수한 맛을 경험하리라.

▲ 고추를 구우면 단맛이 풍부해진다
테이블에 차린 고추도 통째로 구워보시라. 껍데기가 느끼하다고 생각될 때 구운 고추 한 입 배 물면 된다. 고추를 구우면 단맛이 증가되어 매콤함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돼지 껍데기라고 해서 다 같은 맛은 아니다. 뽕이라고 하는 젖꼭지가 달린 배 부위 껍질이 가장 맛있다. 다른 부위에 비해 덜 딱딱하면서 쫄깃함은 더 하고 맛도 깊다.

▲ 추운 날 돼지껍데기에 소주 한잔 할까요?
껍데기는 맛보다 드럼통 테이블에 앉아 연탄불에 굽는 분위기가 한 몫 하지 싶다. 연탄불 가운데 두고 빙 둘러 앉으면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다 하나가 된다. 격식도 허세도 신물 나는 정치이야기도 삶의 고민도 잠시 내려놓고, 오고가는 술잔에 그저 허허 웃어보면 어떨까? 실컷 웃고 떠들고 마시고 먹고 해도 전혀 부담 없는 가격 아닌가. 1인분에 4,000원하니, 오늘 호기롭게 한턱 쏜다 한들 뭐가 문제인가.(펌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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