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야기 121

2006. 12. 7. 오전 11:28:37

글자

꼴찌의 꿈은 이루어진다

“맨날 꿈을 꿔요. 우승하는 꿈.” 인천유나이티드 주장 임중용 선수의 말로 축구를 다룬 첫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비상〉(감독 임유철)은 시작한다. 2004년 창단한 인천유나이티드는 자타 공인 꼴찌다. 시민이 주인이라 돈도 없다. 전용구장이 없어 연습 한번 하려면 오고 가는 데만 5시간씩 걸리기 일쑤다. 스타도 없다. 다른 팀에서 방출당한 설움을 겪은 선수들이 꽤 모였다. 그나마 수도 적다. 다른 팀엔 40명씩 있는데 인천유나이티드엔 고작 29명, 그중 주전은 15명뿐이다. 그러니 쉬질 못한다. 이 구단 팬인 서울 서문여고 학생과 선생님은 응원을 시작하게 된 까닭을 “동정심 때문”이라고 말한다. 〈비상〉은 이들이 불가능할 것만 같은 꿈을 이루는 과정, 그 1년6개월을 쫓는다.

2005년 이들은 케이리그에서 전·후기 통합 1위, 챔피언 결정전에서 골득실차로 준우승을 올린다. 꼴찌의 눈물겨운 승리이니 감동은 따놓은 당상이다. 그런데 이를 진국으로 우려낸 비결은 성공 스토리만 전하는 게 아니라 땀냄새가 느껴지도록 사람에 밀착한 데 있다. 땀, 눈물뿐만 아니라 욕설까지 담았다. 훈련을 받다 다같이 골대를 옮기는데 외국인 선수 라돈치치가 꾀를 부린다. 손가락만 슬쩍 대고 있다. 주장은 화났다. “이봐, 라돈, 이 새끼야. 투게더(함께) 오케이, 새끼.”

이들이 눈부신 성과를 기록한 데는 장외룡 감독의 공이 컸다. 그는 일본 프로축구팀 감독을 맡았던 첫 한국인이기도 하다. 신문 기사들을 이리저리 오리고 붙이며 “선수들이 어떤 걸 더 좋아할까”라고 골똘히 고민하는 모습이 숙제하는 초등학생처럼 보인다. 선수들 용기 북돋우려 흰판에 “우리는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영어로 썼는데 문법이 틀렸다. 라돈치치가 살짝 고쳐놓는다. 그가 “목표는 7승3무2패, 플레이오프 진출”이라고 밝히자 선수들은 가당키나 하냐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는다.

스타도 돈도 없고 선수마저 부족한 축구팀
준우승 거두기까지 가슴 뭉클한 땀과 눈물

축구장의 살풍경도 생생하다. 여긴 전쟁터다. 모든 경기를 다 뛰고 대타도 없다 보니 주장은 피로 탓에 눈앞이 흐릿하다. 경기에 지면 땀에 절고 다리에 멍이 든 선수들이 서로에게 말로 생채기를 낸다. 김이섭 골키퍼는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5골을 내주는 바람에 마지막 경기를 성경모 골키퍼에게 내준다. 자신을 방출한 구단을 이겨 설욕한 선수는 눈물을 흘린다. 축구장에서 살아남으려니 일상도 전쟁이다. 김학철 선수는 훈련 때문에 가뭄에 콩 나듯 집에 들어간다. 아빠가 그리운 딸은 편지만 받고도 울음을 터뜨린다.

〈비상〉은 영웅담이 아니다. 미처 경기 장면을 찍지 못해 텔레비전 중계를 가져다 쓴 화면도 있지만 몸이 부딪치는 소리까지 잡아내 관객을 긴박한 축구 현장으로 안내한다.(펌글)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마태오 복음 7장 21.24-27절)

 

 

 

참 기본에서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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