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맛! 17(안티 과메기...)

2006. 12. 1. 오후 6:54:34

글자
'과메기 안티'까지 사로잡는 맛?
[맛객의 맛있는 이야기] 갱엿의 빛깔, 무른 듯, 단단한 듯, 쫄깃한 감촉
 
▲ 한눈에 봐도 품질이 보인다. 절단면은 갱엿 빛깔이 나고 기름이 자르르 흐른다. 등쪽은 알루미늄지처럼 은빛으로 반짝인다. 껍질을 벗기면 육질이 투명한 느낌이다. 눈으로만 봐도 즐겁다
ⓒ 맛객

잠에서 깨기에는 아직 이른 시각 10시 30분, 쿵!쿵!쿵! 다급하게 노크하는 소리가 싫지 않다. 틀림없이 과메기 배달 온 택배원이기 때문일 터. 며칠 전부터 머릿속에서 맴돌던 과메기, 그 과메기를 드디어 받았다.

▲ 구룡포읍 장길리에서 택배로 올라온 과메기
ⓒ 맛객

박스를 열어보니 구룡포과메기란 글씨가 인쇄된 깔끔하고 세련된 종이로 포장된 게 두 개 들어 있다. 그 중 한 개를 꺼내보니 포장지에 기름이 배었다. 이것이 과메기에 많이 들었다는 불포화지방산. 포장지를 펼쳐보니 아! 탄성이 절로 나온다. 때깔 좋은 과메기가 한눈에 품질이 보인다. 갱엿의 빛깔과 흡사한 과메기, 육질 위로 흘러나온 불포화지방산은 꿀을 발라놓은 듯 반짝인다.

▲ 과메기 맛집으로 소문난 영일식당(위) 과메기와 비교해도 빛깔이나 품질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아래)
ⓒ 맛객

이처럼 훌륭한 품질의 과메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 인간의 정성에 자연의 힘이 더해져야 한다. 그렇게 조화를 이뤄 탄생한 과메기는 명품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예쁜 여자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 귀물을 막 먹을 수는 없는 법. 최대한 맛있게 먹기 위한 나름의 프로젝트를 전날부터 가동시키고 있었다. 맛있는 초장이 그것이다.

초장 맛있게 만들기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 채소도 손질 된 것들을 선호한다. 편리함과 시간절약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맛객은 원시인이다. 특히,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선 철저하게 원시인이다. 조리를 하면서 편리함과 시간절약보다는 정성을 중요시한다.

재료도 일일이 내 손으로 손질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선지 껍질 벗겨놓은 재료는 일단 거부감부터 든다. 마늘이든, 쪽파든, 당근이든 양파든 뭐든 일단 껍질 벗기지 않고 파는 걸 산다. 생각이 그러한데 초장도 직접 만들어 먹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

▲ 마늘과 파도 직접 손질한다
ⓒ 맛객

자 그럼 만들어보자. 마늘과 양파를 다져서 식초에 절여 놓는다. 두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마늘의 매운맛과 향이 약해질 뿐 아니라 마늘의 성분이 흘러나와 초장에 골고루 퍼지게 된다. 그 동안에 다시마를 약한 불로 시간을 두고 끓인다. 물이 바닥에 조금 남을 정도로.

▲ 다시마를 푹 우린 물
ⓒ 맛객

식초에 절인 마늘과 양파에 고추장을 넣고 꿀도 한 수저 들어간다. 여기에 다시마 끓인 물을 식혀서 붓고 잘 저어 준다. 다시마 끓인 물은 넣어도 그만, 넣지 않아도 그만이다. 그 미세한 맛의 차이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감칠맛으로 인해 일반 초장보다 맛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맛을 더 풍부하게 하고자 한다면 매실원액을 넣어도 되고, 쌈장을 약간 섞어도 맛있는 초장 비법이다.

과메기와 어울리는 재료들

과메기를 처음으로 먹었던 게 약 5~6년 전 같다. 사당동 작업실 부근에 ‘영일막회’ 집이 있었다. 그 집 막회는 지금도 생각날 정도다. 가끔 소주 한잔 생각나면 그 집으로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찬바람이 불자 메뉴에 과메기가 붙었다.

호기심에 주문한 과메기, 주인의 설명에 의하면 김과 미역, 파와 마늘 고추를 함께 싸서 먹으란다. 그게 정석인 줄 알았다. 그 후에는 정석에 따르지 않았다. 내 맘대로 과메기를 된장에 찍어먹고, 초장에 찍어먹고 했더니 맛은 '글쎄요'다. 지금 생각하면 그리 품질 좋은 과메기는 아닌 듯하다. 할 수 없이 백기투항, 다시 정석대로 먹었다. 해서 미역과 배추를 준비하고 쪽파와 고추 마늘도 준비를 했다. 모든 준비는 완료, 자 먹자!

명품 과메기의 조건

▲ 마늘, 양파, 꿀, 다시마 물, 매실원액, 고추장 으로 만든 초장, 쉽게 물리지 않는다
ⓒ 맛객

과메기 껍질은 머리부터 꼬리 쪽으로 벗기면 된다. 머리 쪽에서도 배 쪽의 약간 부드러운 부위에서 껍질을 벗기기 시작해야 잘 벗겨진다. 과메기를 눈으로만 보고도 품질을 알 수 있을까? 좋은 과메기는 일단 때깔부터 다르다. 진한 구리 빛이랄까. 밤색보다 진한 갱엿의 빛깔, 좋은 과메기의 기준이다.

또 너무 말라도 너무 덜 말라도 안된다. 절단면은 등 쪽보다 약간 더 말라 쫄깃하고 배 쪽과 등 쪽은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껍질을 벗기면 은빛이 육질에 곱게 묻어 있는 게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과메기다. 음식점에서는 먹기 좋게 5센티 길이로 잘라서 나오지만 우리끼리 먹는데 자를 필요 뭐 있나. 그냥 쭈욱쭉 찢어 먹는 게 더 맛나다. 아니, 통째로 들고 초장에 찍어먹어도 된다.

몇 번은 준비된 재료를 가지고 쌈을 싸서 먹었다. 물론 맛있지만 왠지 이 과메기만큼은 정석대로 먹고 싶지 않다는 반항심리가 발동한다. 자꾸자꾸 보고 싶고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과메기 때깔, 예술이 따로 없다. 붉으스름하면서도 투명한 듯 보이는 육질, 초장에 찍어 그냥 먹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길다란 과메기를 이로 벨 때 느껴지는 부드러운 촉감과 쫄깃함, 흘러나오는 육즙, 쌈으로 먹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과메기의 순수함이 좋다. 그 비릿함과 씹으면 씹을수록 입안에 감도는 고소한 맛을 즐겨라. 즐기지 못한다면 그 어떤 재료로도 비린내는 제거되지 않는다. 과메기를 씹는 촉감은 이런 건가? 쫀득쫀득한 게 이에 찰싹 감긴다.

과메기에 대한 오해와 편견

과메기는 술안주다, 라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과메기를 먹을 때 곁들이는 채소가 마늘과 파 고추 등 자극성 있는 것들이라 톡 쏘는 소주와 잘 어울리는 건 사실이다. 또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과메기와 술 한 잔 하면 잘 취하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술안주로만 단정 짓는 건 무리다.

과메기에 많이 들어 있는 DHA와 EPA 같은 불포화 지방산은 뇌 발달과 뇌 건강에 탁월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어린이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음식이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 건강식으로 인식되지 못하는 건 어른들도 익숙해지기 쉽지 않은 비린내 때문이리라. 식사를 하면서 어른들이 맛있게 먹는다거나 먹는 방법에 따라 비린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하리라고 본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과메기를 싫어하는 사람들, 그 이유가 대부분은 비린 맛 때문이다. 미역이나 김에 마늘과 파까지 곁들여 싸먹는 방법은 과메기 비린내 제거에 첫 번째 목적이 있을 정도다. 흔히 과메기는 덜 말라 물렁하면 비린내가 많고, 많이 말라 딱딱해지면 비린내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건 잘못된 상식이다. 비린내는 꽁치의 건조 상태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품질이 결정한다. 즉, 품질이 좋지 않다면 많이 건조돼도 비린내는 난다. 품질이 좋다면 덜 말라도 비린내는 거의 없다. 구사모 조이태 총무는 단언한다. 품질 낮은 과메기는 구룡포 과메기가 아니다. 짝퉁과메기다 라고. 공감한다.

맛객은 과메기를 초장에 찍어서 맥주와 함께 먹었다. 객기가 아니다. 오리지널 과메기이기에 가능하다. 그런 것만 봐도 과메기라고 해서 다 같은 과메기는 아니다. 이왕 먹는 거 제대로 된 과메기를 찾아서 먹는 수밖에 없다. (펌글)

댓글 2

  • 2006년 12월 2일 오전 5:21

    아무리봐도양지네만.몬한것같은디

  • 2006년 12월 5일 오후 9:13

    지는 과매기하면 왜골뱅이집 형님생각이 나쥬?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