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야기 119

2006. 11. 30. 오후 7: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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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붐' 이어받은 템포축구로 우승 노린다
[분석] 베어벡 축구는 템포축구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참가중인 축구 대표팀의 색깔은 템포축구로 구분된다.

29일 방글라데시와의 예선 1차전은 물론, 앞선 이란과의 평가전, UAE와의 평가전을 통해서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선수구성에서부터 노골적인(?) 템포축구 지향임이 느껴진다.

이천수와 오장은, 이종민, 염기훈, 최성국, 정조국 등 활동력이 풍부하고 스피드와 기술을 갖춘 선수들을 선발멤버로 구성했다. 핌 베어벡 감독은 대표팀에 '스피드·기술·체력' 3요소를 바탕으로 한 빠른 템포의 축구 스타일을 장착하려는 의도가 짙다.

경기 중 속도변화로 상대팀 혼란

여기서 템포축구란, 바꿔 말하면 속도축구다. 경기 중의 속도 변화를 통한 축구 스타일로 상대팀을 혼란에 빠뜨리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선수 개개인의 기술을 통한 한 박자 빠른 볼 처리가 우선 요건이 된다.

한국 대표팀이 템포축구를 구사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깝게는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지역 예선부터다. 당시 차범근 대표팀 감독(현 수원 감독)은 이상윤과 노정윤, 서정원, 고종수, 박건하, 김도근, 김도훈, 이임생, 강철 등 스피드 있고 기술력 갖춘 선수들을 중용했다. 윙에는 이상윤과 서정원을 배치하고 3-6-1 시스템의 최전방은 최용수를 구축하여 전광석화 같은 속도축구를 구사했었다.

차붐 체제의 대표팀은 연일 승승장구하며 독일식 템포축구로 일본과 UAE,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을 격파, 본선에 직행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는 기술적인 한계를 노출하며 조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대표팀의 템포축구 적용은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끝났던 셈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남겼기에 아쉬움은 없다. 정신력과 스피드만 강조하던 기존의 대표팀에 선진 축구 시스템을 도입한 흔적만으로도 값어치가 있다. 차범근 감독은 현재 K리그 소속의 수원삼성을 템포축구에 적응시키며 정점에 올려 세우려고 노력중이다.

그럼 차범근 감독의 실패로 끝난 템포축구 스타일이 한국 대표팀에게는 맞지 않을까. 답은 아니라고 본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축구 선수들은 어린 시절, 맨땅에서 축구하던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경험들이 '생소한' 천연 잔디 위에서는 간단한 볼트래핑조차 미스 하는 기본기 부족으로 이어지곤 했다. 템포축구의 기본인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전후로 전국적으로 천연 잔디 구장이 보급되면서 젊은 축구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이 향상됐다.

29일 방글라데시 전을 통해서 보면 알 수 있다. 베어벡 감독은 21세기 한국식 템포 축구를 구사하며 상당히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줬다. 어릴 적부터 천연 잔디 구장을 경험한 젊은 선수들의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대표팀 템포축구 정점에는 해결사 박주영도 있었다.

박주영, 템포축구에 적합한 스피드 갖춰

박주영은 방글라데시아 전에서 절묘한 위치선점과 한 템포 빠른 슈팅으로 2골을 기록, 한국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박주영은 속도의 흐름을 짚을 줄 안다. 축구 리듬을 탈 줄 안다. 대구 청구 고등학교 재학 시절, 1년간 브라질 유학으로 선진 축구 시스템을 경험한 점이 힘이 됐음은 자명하다. 특히 방글라데시 전에서 보여 준 한 템포 빠른 플레이는 과연 박주영 다운 모습이다.

박주영은 템포축구의 기본요소인 한 템포 빠른 동작을 지닌 부분이 장점이다. 한 박자 빠른 슈팅만이 상대 밀집 수비진의 촘촘한 벽을 통과할 수 있고, 골키퍼의 다이빙한 신체를 통과할 수 있다. 간발의 차에 의해서 말이다.

박주영은 방글라데시아 전에서 드리블 할 시간에 이미 공을 슈팅하기 좋은 발아래 놓았고, 공을 발아래 놓는 시간에는 이미 슈팅을 했다. 득점을 하기 위한 모든 사전 작업이 100분의 1초 이상 빨랐다.

즉 템포축구의 장점은 상대팀이 예측할 수 없다는 부분에 있다. 템포축구를 구사하는 팀은 선수 전원이 일사분란하게 이동하면서 스피드의 변화를 준다. 움직임의 예로 든다면 강약, 강강약, 강약약(강한 대시 뒤의 느린 움직임, 다시 강한 대시의 연속, 이 후 다시 느린 움직임 등) 등 경기 중의 수차례 속도변화를 통해서 상대 선수가 다음 동작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템포축구를 구사하는 팀을 맞상대하는 선수들은 수동적인 자세가 될 수밖에 없다.

또 수동적인 자세가 되면 템포축구를 구사하는 선수를 '놓치는' 경우가 많고 놓친 부분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하여 뒤늦게 반칙을 범한다. 때론 반칙할 여건도 안될 만큼 중심추가 무너져서 엉덩방아 찧곤 한다. 넘어진다는 말이다. 템포축구를 상대함에 있어서 움직임이 한 박자 느려진다는 점, 이 한 박자 차이가 방글라데시아 전 박주영의 2골과 같은 값진 득점으로 이어진다.

템포축구의 최강자, 아스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소속 명문 아스날도 템포축구의 장점이 잘 드러난 예가 될 수 있다. 아스날은 앙리, 로시츠키, 파브레가스, 반페르시, 투레, 에보우에, 홀렙, 윌콧 등 선수구성이 하나같이 기술적으로 충만하고 스피드 있는 캐릭터들로 짜여졌다. 이 선수들은 아스날의 빠른 템포축구 구사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 상대팀의 혼을 빼놓다시피 한다.

파브레가스, 로시츠키 등이 공수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공 배급 역할을 하면 앙리와 반페르시에 등이 속도변화를 통해서 공을 통제하거나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연결 하는 식이다. 상대팀들은 아스날의 공격 방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나오는 날에는, 그라운드에 우두커니 서 있는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지난 2005년, 첼시와의 친선 경기에서 0-1로 완패한 차범근 수원 감독도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템포축구에 관해서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첼시는 내가 경험해 본 축구 중 가장 빠른 템포축구다."

첼시의 템포축구는 한국 K리그에서 공수전환이 빠르기로 유명한 수원마저 정신없게 만들었다. 수원 선수들은 첼시의 템포축구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결국 베어벡 감독은 기술적인 요소가 강한 선수들을 택했고, 기술적인 부분을 바탕으로 한 템포축구의 진수를 보여 주겠다는 의도가 짙어 보인다.

베어벡 감독의 템포축구 선택이 결실로 맺어지기 위해서는 물론 아시안게임 우승이 필요하다. 준우승 따위는 어림없어 보인다. 우승 달성이 아니라면 언론매체 등은 또다시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깐 말이다.

핌 베어벡 감독이 차범근 수원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대표팀의 확실한 템포축구 장착으로 계승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펌글)

 

 

 

 

 

 

 

 

“그들은 곧바로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마태오 복음 4장 18-22절)

 

제가 무엇이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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