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탁바오로님께

2012. 6. 27. 오전 12:42:31

8
글자

  탁바오로님,
 이런 상황에서 당신의 아픔보다 수품미사의 폐를 먼저 생각하시다니
 참으로 바오로님, 아름답습니다.
 전공자일지라도 바오로님의 입장에서라면 당연히 소리가 잘 나올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정말 잘하는 것 없이 하느님께 봉헌해야 겠다는 마음 하나로, 열정 하나로, 노래 좋아하는 것 하나로  여기에 모여 성가를 하는 것이지요.
 이미 연습을 해야지 하는 마음부터 오롯한 기도가 시작되는 것이고,
 좀 더 나은 소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기도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앞에서 소리를 만들어가는 정점을 향해 함께 항해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과서적으로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이 또한 참이구요.

 그러나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윈윈>이나 <상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답답해집니다.
 바오로님의 아픔, 곧 단원 중에 누군가의 그것일 수 있고, 또 나의 것일 수도 있지요.

 연습 중 지적 받는 내용이 새로울 것 없는, 노래 언저리에 있던 사람이라면 수없이 그간의 지휘자들로부터 들어왔던 이야기지만
 맘은 벌써 고친 것 같은데 몸은 따라주지 않고 , 
 비슷한 얘기 반복해 또 듣고, 노력하고 
 그래서 마음 졸이고, 또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연습 내내 그만둬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을 일으키고.
 어쩌다 소리가 잘 만들어지면 그래, 그래도 참고 노력해야지 하다가도
 무엇 때문에 이 자리에 있어야 하나 
 요즘이 어느 때인데 꼭 이런 방법 아니면 소리를 못 만드나 하고 불평도 하면서...
 뭐 그런거 아니겠어요.
 
 다 부족한 사람들이 모여서 이끌가는 것이 그렇지요 머.

 바오로님, 그래도 우리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지휘자를 비롯해 성가대원 서로서로 격려하면서
 얼마나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어요.
 늘 잘 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신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건
 주님, 최선을 다 합니다. 그러나 미약한 저희들을 어여삐 받아주십시오 기도하면서
 각자 나름으로 노력한 점과
 보이지 않은 성가대원 간의 따뜻한 마음이 지켜주고 있는 탓인지도 몰라요.
 신자들도 성가대의 소리를 들으며 평화로움 속에서 나오는 그 무엇을 느꼈을 테니까요.
 들리는 것만이 들을 수 있는 건 아닐테니까요.

 잘 해서 좋은 성가를 부를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우리 모두 원하는 일이에요.
 그러나 성가를 함께 오래도록 하다가 소리가 좀 어떻다고 
 폐가 되니 하는 이유로 함께 못하면 우리도 모두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런 점에서는 성가대 관여하는 사람이면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고 봐요.
 
소리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성악가 한 분은 반음을 올려내기 위해 몇 달을 연습한다고 들었어요.
우린 전문가가 아니잖아요. 그렇다고 게으름을 부리는 것도 아니구 
십년이 넘도록 그야말로 시간을 온통 봉헌하며 열심히 하고 있잖아요. 
되다가도 안되구, 컨디션에 따라 혹은 실력이 안돼서 등등 하루 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라고 봐요.
단 꾸준히 신경쓸 수 밖에요. 그런데두 잘 안된다...어떡해요.
온통 노래만 생각하고 살 수도 없고(일도 하고, 쉬기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성가 걱정도 하고, 시간 내서 연습도 하고...그게 사람 사는 게지요),
앞으로의 발전을 기대하며 부족한 대로 열심히 해서 봉헌하는 수 밖에요.

이 모든 과정이 배려하는 마음으로, 따뜻함이 느껴지는 소통으로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겠어요.

바오로님은
우리 성가대원이라면 누가 생각해도
그간에 보여준 모습 그리고 시간으로나 소리로나 성가대에서 의미 있는 분이라 생각해요.
다른 생각마시고 성가 연습은 함께하는 기도니 함께 가시는 거예요.

 부족하여 잘 까먹고 전체 소리에 도움이 안되는 저같은 사람도 부끄럽지만 노력하며 버티(?)잖아요.

 그런 저런 이유로 다 아니면 
 소는 누가 키워욧!!!!!
 
 

댓글 1

  • 2012년 6월 27일 오후 3:34

    맞아욧!!! 지도 젖먹던 힘까지내서 키우고 있는디요 -잘 크지는 않지만ㅎ 어여 얼굴쫌 보여주서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