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2. 9. 오후 4:20:46

글자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일부러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선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서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한다.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듯이 스스로 나팔을 불지 말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그 자선을 숨겨두어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기도할 때에도 위선자들처럼 하지 말아라. 그들은 남에게 보이려고 회당이나 한길 모퉁이에 서서 기도하기를 좋아한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너는 기도할 때에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기도하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다 들어주실 것이다. 너희는 단식할 때에 위선자들처럼 침통한 얼굴을 하지 말아라. 그들은 단식한다는 것을 남에게 보이려고 얼굴에 그 기색을 하고 다닌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들은 이미 받을 상을 다 받았다. 단식할 때에는 얼굴을 씻고 머리에 기름을 발라라. 그리하여 단식하는 것을 남에게 드러내지 말고 보이지 않는 네 아버지께 보여라.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갚아주실 것이다.”

 

(마태 6,1-­6.16­-18)

 

 

 예수님의 십자가와 죽음을 묵상하는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회개와 절제의 시기를 보내면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내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은총을 구하면서 재를 받고 싶습니다.
재는 불로 자신을 모두 태워버린 것이기에 ‘열정’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불로 자신을 태워 재가 되듯이 사순시기를 지내는 우리도 하느님께 대한 열정으로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깨끗이 태워버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또 재는 ‘정화와 순수’입니다. 태울 것을 다 태웠기에 깨끗해졌습니다. ‘정화’입니다. 더이상 태울 것이 없습니다. 모든 더러움이 없습니다. 그래서 ‘순수’입니다. 이것은 재를 받아 시작하는 사순시기가 자신을 정화하고 순수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기임을 말해줍니다. 또 재는 ‘밑거름’입니다. 재는 새로운 생명과 성장을 위한 거름이요, 좋은 비료입니다. 이것은 재를 받고 살아가는 우리의 사순시기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부활이라는 새 생명을 향한 밑거름과 같은 생활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이렇게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첫날인 재의 수요일은 ‘재의 예식’을 통해 우리에게 사순시기의 깊은 의미를 깨우치고 또 새로운 삶인 부활을 맞이하도록 합니다.
재는 모든 것이 허무로 돌아가 본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하는 한줌의 흙이 됩니다. 이 재를 머리 위에 얹는다는 것은 우리 인생의 무상함과 자신의 나약함을 깨달아 겸손하라는 것이고, 하느님과 죽음 앞에 본래의 자신을 찾으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우리 머리 위에 재를 얹는 것은 ‘회개와 보속’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장차 당할 죽음을 미리 묵상하게 합니다.
주님,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올 사순절에는 당신의 사랑을 깨닫고 싶습니다. 사순시기를 은총의 시기라고 말합니다. 고통 속에 담겨진 사랑의 위대한 힘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당신의 사랑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김 미카엘 부제

댓글 4

  • 2005년 2월 9일 오후 4:21

    사순시기를 통하여, 주님이 걸은 길을 묵상하며 주님 만나길 원합니다. 아직은 너무나도 겸손치 못하고 미흡한 존재입니다. 지금까지 사랑으로 지켜봐 주셔서 주님께 감사드리며, 저도 또

  • 2005년 2월 9일 오후 4:21

    한 사랑으로 주님의 걸은 길을 묵상하며 제 안에 가득히 채워져 있는 제 마음 태워 이웃을 사랑할 수 있도록 주님 도와주소서.

  • 2005년 2월 9일 오후 9:03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시기, 사순시기를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도록 그렇게 기도합니다. 글라라를 위해서도!

  • 2005년 2월 10일 오전 11:19

    요번 재의 수요일은 설명절과 겹쳤지요? 그래서인지 더욱 특별한 사순시기를 준비하는것 같습니다. 준비된 사순시기를 잘 살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