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펀글)

2005. 4. 19. 오전 9:58:23

글자


새 사옥 주변에는 아름다운 야산과
멋진 산책길이 있습니다.
바쁜 이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게으른 탓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하고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기만 했던
그 산책길을 큰 맘 먹고 올랐습니다.
멋진 노래 들으면서, 혼자서 나선 봄길…

몇 주 전만 하더라도 찬비와 눈을 맞아
쓸쓸하고 추워보였던 나무 사이사이로
울긋불긋 피어있는 진달래와
개나리 꽃무리들,
연초록빛 물기 머금은 나뭇가지에는
새끼손톱만큼이나 작고 여린 잎사귀들이 저마다 귀엽게 돋아있었습니다.

산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봄빛 가득한 풋풋한 미소가 느껴져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배시시 웃기도 했지요.
그렇게 고불고불한 산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산자락을 타고, 골짜기와 나무그늘 사이를 지나오느라, 차가워진 손발의 봄바람을 만났습니다.

꽃망울까지 틔워준 그 바람을 향해
‘그래, 그래.’ 하며 양팔을 벌려 안아주었는데,
아, 이 향기…
맡아보신 적 있으신가요?
겨우내 자신을 둘러쌌던 두꺼운 껍질을 뚫고,
언 땅을 견뎌내고 힘껏 솟아오른 어린 싹들의 향기,
나무 향기며, 흙 내음을…

그 향기로운 바람이
여러분 모두의 마음을 지나 푸르고 아름다운 꽃이 피길 바라봅니다.
아, 이런, 어쩌면 좋지요?
제 마음에 싹이 트고 있는가 봐요.

행복지기 수녀 드림

댓글 2

  • 2005년 4월 19일 오전 11:46

    베로의 향기로운 바람이 이 곳에서 꽃이 되어 피어나는 군.. 봄소식 고마워요

  • 2005년 4월 19일 오후 2:51

    헤헤~안드레아 형제님의 글은 더욱 감미로운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