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참 생명 운동]
참 생명 운동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각종 반생명 현상들, 예컨대 무죄
한 태아의 생명을 빼앗는 인공유산을 비롯한 전쟁과 안락사, 테러와 폭행
그리고 산업 재해와 각종 공해 등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자는 운동입니다.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이를 보호 육성해야 하는 것이 비단 크리스찬적 의무만
은 아니지만 본시 교회는 인간 품위를 저하시키는 모든 것에 대하여 인간을
수호할 사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와같은 문제들에 대해 교회가 결코 침묵을
지킬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하느님은 시간의 제한을 받는 생명체를 창조하셨고, 따라서 육체를 가진
생명체들의 세계에는 물리적 죽음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죽음을 원치 않으시고 산 사람들의 멸망을 즐거워 하지
않으실뿐 아니라”(지혜1, 13), 우주 만물까지도 인간을 위해 창조하심으로써
살아있는 인간, 즉 인간의 생명이 이 세상 다른 어느 가치보다 앞서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계십니다. 실제로 육체적 생명은 가장 기본적인 선이며 그것은
현세의 다른 모든 선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렇듯 고귀한 인간 생명이 무차별하
게 파괴되는 여러 가지 악습에 깊이 빠져들고 있으며 더욱더 놀라운 일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악습에 대해 점차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으며 익숙해
져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시기에. 참 생명의 수호자이신 하느님의 현존으로써 우리 교회가 반생명
적 행위들에 대해 스스로의 양심을 쇄신하고 “진리를 따라 살고자”(요한 3,
21) 의연히 얼마나 생명 수호를 외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반생명적 현상 가운데 우리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갖고 철저히 대처해야 할 일은 역시 인공유산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 일이 내용상 가장 직접적으로 인간의 생명 현상에 도전하는 행위라
는데도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지금 이 인공유산이 거의 무의식적으로 우리
사회 전반에 유행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합니다.
일년에 약 70만명 정도의 아이가 새로 태어나는 우리나라에서는 반대로 무려
두배쯤되는 수의 태아가 세상 빛도 보지 못하고 유산으로 인해 죽어 가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이 일에 대한 우리 사회의 철저한 무관심과 생명에 대한
존엄성 부재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일인 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인공유산은 이제 우리 사회에 불가피한 일이 되고 말았는가?
그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긴 하나 어찌할 수 없는 하나의 필요학인 것인가?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더러, 인공유산에 관해서 말한다는 것은 이 일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많은 죄의식만 심어 주고 정신적 고통만 주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실을 외면하는 일일쁜 아니라 결국은 이 일이 모든 반생명적
사회현상을 합리화 시키고 나아가 이 사회를 더욱 무섭고 불행한 사회로 만들
고 말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소지인 것입니다.
그보다는 이제 우리는 인공유산이 과연 무엇이며 왜 옳지 않은 일인지 그리고
그 대안은 없는것인지에 관해 좀 더 솔직히 토론하고 또 이를 널리 알리고
교육함으로써 이 일을 최소화 하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입니다.
이 일은 또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인공유산을 경험한 많은 여성들에게도 하루
빨리 잘못을 뉘우치고 자신과 화해하게 함으로써 더 이상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올바르게 살도록 도와주는 매우 귀한 일이기도 합니다.
정상적으로 태아는 어머니 태중에서 10개월 성장하고 이 세상에 타어납니다.
요즘은 의학시술이 발달해서 이 보다 두 세달 먼저 세상에 태어나도 보육기
속에서 나머지 기간은 건강하게 성장하는 일이 종종 있고 또 기록적으로 임신
5-6개월만에 태어난 아기도 살려낸 일이 더러 있지만 원칙적으로 이보다 더
일찍 태아가 세상에 나오는 경우 살기 어려운 일입니다.
인공유산이란 바로 이런 시기의 어린 태아를 임산부의 자궁으로부터 꺼냄으로
써 더 이상 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임신7개월이 지난 다음에도 태아를 없애기 위한 목적으로 유산
수술을 받는 경우 또한 적지가 않은데 이것은 그 상태로 세상에 나와서도
능히 살 수 있는 태아를 직접적으로 죽게 하는 일인 것입니다.
인공유산을 합법화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임신3개월 정도까지의 유산을 법으로
허용함으로써 마치 이 시기의 태아는 사람이 아닌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 시기의 인공유산이 기술적으로 비교적 간단하고 이로
인한 의학적 부작용이 적다는 통계상의 이유일 뿐 이 시기의 태아 또한 분명
히 하나의 생명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몇 건의 인공유산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출생이나 사망처럼 신고되는 것도 아니고 인공
유산 시술을 받는 사람이나 시술을 해주는 사람 모두 이 일을 숨기기 때문입
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인공유산은 년간 출생되는 아이 수의 두배쯤은 될 것
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입니다.
몇 년전 서울시내 병원들을 대상으로 일년간 시술된 유산수를 조사한 결과,
인공유산 수는 같은 기간에 출생된 아이의 2, 3배가 되었다 합니다.
이같은 우리나라의 인공유산 실태는 소련이나 동구 공산주의 국가 몇 나라를
뺀 자유진영 국가들 중에서는 거의 첫째가는 인공유산 실태인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 결혼한 부부들 사이에서의 인공유산은 많이 감소되고
있는 듯하며, 그 이유는 많은 부부들이 이미 불임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혼한 부부들 가운데 자녀가 하나도 없거나 하나뿐인 경우에도
각각 18%와 45%씩 인공유산을 경험하고 있든지, 또는 결혼한 부부의 첫 번째
임신이 정상 출산되는 경우보다 유산으로 끝나는 경우가 10배 이상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부부들이 얼마나 인공유산을 가볍게 생각하는가
를 단적으로 나타내준 예이며 결국 이렇한 태도가 우리나라에서의 인공유산수
를 떨어뜨리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기서 우리가 한가지
주목해야 할 일은 우리나의 경우 점차 미혼 여성들의 유산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어느 조사에 의하면 이들 미혼 여성들의 유산은 우리나라
전체 가운데 거의 40%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계속이어짐.....
